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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의 삶과 배움
풀무의 삶과 배움
  • 최승우
  • 승인 2022.11.10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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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자 지음 | 살림터 | 352쪽

홍동에서 가장 긴 세월을 살았지만 나고 자란 곳은 아니다. 가까이 수덕사 아랫동네에서 태어나 어린 날을 살았고, 풀무학교에 입학하며 맺은 인연을 시작으로 지금까지의 삶을 꾸려왔으니 홍동은 단연 고향인 셈이다.

풀무 학생 때 종교, 역사, 철학, 사회, 문화 등 사람됨과 정신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자유자재로 말씀하시는 국어 선생님 영향을 크게 받아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국어 선생의 길에 들어서 살아온 길이 일생이 되었다. 그동안 배움과 삶에 미숙하여 좌충우돌하며 나이 들었고, 우리 말과 글, 문학, 고전 작품들을 매개로 학생들과 함께 배우고 나누며 사람의 자리, 사람의 길을 어렴풋이나마 돌아볼 수 있었다. 삶에 깃든 신비와 아름다움, 인간의 존엄과 진실을 추구하고 싶은 고마운 삶이었다.

학생으로 3년, 교사로 38년을 살아오도록 섭리로 개입하신 하나님, 부족한 대로 품어준 풀무골과 연 닿은 모든 사람과 생명에 엎드려 절한다. 언제나 근원을 그리워하며 눈과 귀를 열고 깨어 살고 싶다. 나를 살게 한 작은 학교 풀무가 지향하는 정신이 우리나라 교육 보편의 일이 되길 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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