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얼 드라이브 5400구역 18-D번지
엄마가 끔찍한 죽음을 맞은 곳에서
트라우마를 직면하며 써 내려간 딸의 찬란한 애가
퓰리처상 수상 시인 나타샤 트레스웨이 에세이
퓰리처상 수상 시인 나타샤 트레스웨이의 에세이 『메모리얼 드라이브』가 출간되었다. 2000년에 발표한 첫 시집 『가사 노동(Domestic Work)』으로 릴리언 스미스 문학상과 미시시피 예술원상, 카베 카넴상을 모두 수상하며 데뷔와 동시에 시인으로서 이름을 알린 나타샤 트레스웨이는 이후 퓰리처상 수상작인 『네이티브 가드』를 포함하여 네 권의 시집을 발표하고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 연속으로 미국 계관시인으로 선정되며 이론의 여지 없이 가장 중요한 현대 미국 시인 중 하나가 되었다.
『메모리얼 드라이브』는 그러한 시인이 딸로서 엄마를 떠올리며 쓴 회상록이다. 나타샤 트레스웨이의 엄마는 나타샤가 열아홉 살 때 새아버지에 의해 살해당했다. 그 일은 끔찍한 트라우마가 되어 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끼쳤다.
시인은 흑인 여성으로 태어나 주체적으로 삶을 개척해나갔던 엄마의 삶과 보수적인 남부에서 혼혈로 태어나 차별을 경험하며 자랐던 자신의 삶을 함께 그리며, 엄마가 준 맹렬한 사랑과 엄마의 죽음이 남긴 유산이 자신을 시인으로, 한 사람으로 만든 과정을 시적인 언어로 담아낸다.
이 회상록은 서로를 지키고자 치열하게 노력했던 엄마와 딸의 이야기이자 엄마의 죽음에 대한 애도를 마침내 끝맺는 딸의 비가이며, 말 못 할 슬픔을 통해 시인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그리는 일대기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