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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QR ‘랩 코드’로 온라인 연결…책의 외연을 넓히다
차세대 QR ‘랩 코드’로 온라인 연결…책의 외연을 넓히다
  • 김재호
  • 승인 2022.11.10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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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출판사 현장을 가다 ⑦ 창립 70주년 맞은 박영사

디지털과 온라인이 확산되는 가운데, 전통적인 출판사들 역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학술출판에 주력해온 출판사들은 어떤 도약을 꿈꾸고 있을지 ‘디지털 시대 출판사 현장을 가다’를 통해 알아본다. 과연 디지털 시대에 책은 어떤 의미를 지니며 출판사들은 어떤 철학과 경영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 출판사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특히 심혈을 기울였던 책들 중 세 권을 뽑아 다시 소개한다. 일곱 번째 출판사는 서울시 금천구에 자리한 박영사이다. 

 

베트남 현지법인 세우고 IT전공자 채용해 전자책 출판
학술출판에 적합한 다품종 소량 생산 ‘POD’ 인쇄 운영

“베트남에서 IT전공자 10명을 채용해 이펍(e-PUB) 전자책을 만들 것이다.” 지난달 31일, 박영사 사무실에서 만난 안상준 대표는 디지털과 동영상 시대에 박영사의 출판·경영 전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박영사는 한국 출판사 처음으로 베트남에 현지법인 ‘벤스토리(BENSTORY)’를 세웠다. 안 대표는 “현재 인쇄용지 값이 아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산림을 벌목해서 종이를 만드니 환경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있다”라며 “이에 맞춰서 전자책으로의 변환을 준비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안상준 대표는 디지털 트렌드에 걸맞은 변환을 위해 이펍, 차세대 QR코드, 동영상 홍보, POD 제작 등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다. 안 대표는 대학사회의 대학교재 불법복제를 지적하며, 교수들이 대학생들의 윤리의식을 심어주길 바랐다. 사진=김재호

이펍 제작은 불법복제를 줄일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특히 베트남 직원들의 인건비는 한국에 비해 낮기 때문에 출판사 입장에서 부담이 적다. 안 대표는 “이펍 제작은 100퍼센트 인건비”라며 “이펍 전자책을 만들기 위해 현재 베트남 법인에서 현지 직원들을 채용해 교육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영사는 책 안에 QR코드를 넣어 분량이 많은 법률 판례나 참고문헌 등을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유튜브 등의 링크를 넣어서 각종 사례들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게 해 책의 분량을 많이 줄이고 있다. 

아울러 박영사는 자체 스튜디오를 만들 예정이다. 안 대표는 “동영상 제작파트를 개설해 학술전문 출판사로서 교수 와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동영상으로 만들고, 도서별 북트레일러를 제작해 영상을 통한 도서홍보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영사는 e러닝팀이 주도해 저자들의 전문성을 활용한 동영상 강의도 늘려갈 계획이다. 안 대표는 “인공지능, 메타버스, 딥러닝 등 다변화 하는 시장에서 출판과 교육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차세대 랩 코드로 불법복제 차단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안 대표가 직접 보여준 ‘랩 코드(LAB CODE)’였다. 차세대 QR코드인 랩 코드는 인쇄된 종이에 드러나지 않고 숨겨져 있다. 그래서 불법복제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수학교재의 경우 책에서는 문제를 제시하고 랩 코드를 이용해 해설과 온라인 강연을 덧붙일 수 있다. 안 대표는 “랩 코드를 이용해 종이 인쇄본의 분량도 줄이고 북스캔 등 불법복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기술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만약 랩 코드가 일반화 하면 불법복제 문제가 상당히 해결될 수 있을 전망이다. 

디지털 시대 맞춤형 제작을 위해 박영사는 POD(Publish On Demand) 인쇄기도 직접 운영 중이다. POD는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한 책 제작 방식이다. 주문량에 맞춰 책을 제작하기 때문에 학술도서에도 안성맞춤이다. 안 대표는 “반려동물부터 경찰행정학 등 종 수를 늘리고 점유율의 파이를 키우는 게 전략”이라고 말했다. 전문성이 있는 내용의 학술도서를 다수 출간한 결과, 박영사 책들 중에서 우수학술도서·세종도서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박영사는 독특한 이력도 갖고 있다. 바로 방송에 도서협찬을 많이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박영사는 ‘응답하라’ 시리즈와 인연이 있다. 「응답하라 1988」에는 정봉이(안재홍 배우)가 입시 준비생 역으로 박영사 법서로 공부하는 장면이 나온다. 드라마를 본 교수들이 반가워했다고 한다. 또한 「응답하라 1997」에서 윤윤제(서인국 배우) 책상에 박영사 책이 놓여 있기도 했다. 이 또한 주위 교수들의 반응이 좋았다. 안 대표는 “주로 판사, 검사, 변호사 혹은 경찰, 형사 등의 영화나 드라마에 협찬을 한다”라며 “보통 주요인물, 노출 장소와 상황 등을 넣어서 소품협찬 업체에서 협찬제안서를 보내오면 100∼300종 책을 보낸다”라고 설명했다. 

 

음반처럼 출판계 저작인접권 도입 필요

현재 출판 관련 법이나 제도 중에서 개선되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안 대표는 “출판사업자는 음반을 제작하는 음반 제작자와 유사한 프로세스와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음반 제작자와 달리 저작인접권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보상금청구권 등 부가 권리가 없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노래를 직접 만들진 않았지만 음반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들인 수고를 인정해 저작권과 비슷한 권리를 주는 것이 저작인접권”이라며 “출판계에도 이 같은 저작인접권을 도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안 대표는 “출판저작물의 2차적 활용이 활발해진 요즘, 출판사업자의 최소한의 법적 기반인 저작인접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출판 산업의 발전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저작권자의 사전허락 없이 저작물을 이용한 다음 보상금을 내는 방식인 ‘수업목적 보상금 제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한국복제전송저작권협회에서 수업목적 보상금 지급에 있어 저작권법 제62조 제2항에 의해 출판권자의 권리를 배제하고 있다. 저작권법 제62조 제2항을 개정해 출판사업자도 저작권자와 함께 보상권자로 인정해달라는 것이 출판계의 요구이다.”

 

법학 분야에서 의학·이공계 융합으로

‘박영사’ 하면 법학 관련 전문도서가 떠오르지만, 융합의 시대에 걸맞게 다양한 책들을 출간하고 있다. 안 대표는 “십여년 전만 해도 학술 출판사마다 전문분야들이 있었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융합의 시대이니 만큼 학문도 융합으로 가고 있기에 박영사는 5∼6년 전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새롭게 출판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처음에는 박영사 브랜드가 생소하거나 법학 등의 한정된 출판사로 여겨져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많은 분야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라며 “특히 전혀 출판을 안 해왔던 의학이나 이공계 분야에서도 조금씩 원고가 들어오고 있고 융합 학술 서적은 50여 종 출판했다”라고 강조했다. 

대학·교수사회에 바라는 건 무엇일까. 안 대표는 “현재 대학가에서 북스캔을 이용해 학술출판물을 PDF로 제작해 불법판매가 이뤄지고 있으며, 예전부터 대학교 앞 복사가게 등을 통해 불법 제본 또한 지속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라며 “교수들이 수업시간에 이런 불법 저작물을 가지고 수업에 들어오는 학생들에게 윤리의식을 심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대학교에서도 학교 내부 불법 복제, 제본, 스캔 업체들에게 제재를 해주시면 고맙겠다”라며 “미국이나 일본은 저작권 위반에 대해서 아주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며, 저작권에 대한 국민의식도 아주 건강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안 대표는 “우리나라도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저작권에 대해 좀더 올바른 교육을 해준다면 국민들 인식이 조금이라도 변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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