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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 ‘테툼어-한국어’ 사전은 어떻게 만들었나
동티모르 ‘테툼어-한국어’ 사전은 어떻게 만들었나
  • 최창원
  • 승인 2022.10.2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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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_최창원 동티모르 IOB(Institute of Business)대 방문교수

“이제 본격적인 테툼어 사전이 작업이 시작되겠네요?” “그래야지요. 많이 기다리셨잖아요.” 2017년 12월 1일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에서 테툼어-한국어/한국어-테툼어 사전개발을 위한 연구 협약 체결 당시 관계자분들과 나눈 대화이다. 4년여 준비 후 결과였다. 

 

테툼어 한국어 사전 동티모르 출판기념회. 사진=최창원
테툼어 한국어 사전 동티모르 출판기념회에서 관계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운데가 최창원 동티모르 IOB(Institute of Business)대 방문교수다. 사진=최창원

동티모르 한국어교육의 제도화 시점은 2009년이다. 동티모르국립대에서의 첫 한국어 정규반 출범과 고용허가제가 실행된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동티모르에서는 한국어의 수요가 커져 왔지만 이런 요구에 부응할 교육적 토대가 되는 사전이 없었다. 나는 고심 끝에 사전 편찬 작업을 기획했다. 

다행히도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에서 필요성을 공감해왔으며 협의 끝에, 우선 테툼어-한국어 사전부터 편찬하기로 결정했다. 본 사전의 출판기념회까지 걸린 시간은 6년이다. 현재는 두 번째인 한국어-테툼어 사전을 작업 중이다. 나의 활동은 현지에서 표제어에 맞춰 테툼어 대칭어를 정하여 사전의 초를 잡고, 이를 바탕으로 테툼어 예문을 만들고, 그 예문에 대한 한국어 번역과 유의어와 반의어를 정리하는 것이었다.

테툼어의 철자법이 쟁점이었다. 국립언어연구소(INL)에서 정한 표준철자법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이 사용하곤하는 표기는 다른 경우도 많았다. 이를테면 ‘좋다’는 뜻의 테툼어는 INL방식으로는 di’ak인데 반해, 일반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표기 방식은 diak였다. 본 사전에서는 이표기도 알려 주는 식으로 작업하였다. 

테툼어 표제어에 대한 예문 작성은 첫 사전인 만큼 완전히 새롭게 만들었다. 문법상으로는 문제가 없어도 사용되는 뉘앙스의 차이를 고려하며 동티모르적인 예문을 만들었다. 예컨대, 고등교육기관이라는 뜻의 테툼어, koléjiu에 대한 예문으로 ‘Soibada mak koléjiu ne’ebé antigu liu ih Timor(소이바다는 티모르의 오래된 고등교육기관입니다).’를 선정하였는데, 이는 동티모르에 대한 역사적 지식을 고려하여 만든 것이다. 
 
표제어에 대한 유의어와 반의어기입은 정확성을 고려했다. 정확성에 문제가 없는 경우에만 다수의 단어를 넣었다. 예를 들어 회복하다는 뜻의 di’ak fali에 대한 유의어로 hetan fali, rekupera, restaura을 기입하고 반의어로 destrui, estraga를 기입했다. 

 

동티모르 토착어와 관련된 이중언어사전은 테툼어-영어, 테툼어-인도네시아어, 테툼어-포르투갈어, 그리고 테툼어-한국어 사전이 있다. 이미지=최창원

현재, 동티모르 토착어와 관련된 이중언어사전은 네 가지가 있다. 테툼어-영어, 테툼어-인도네시아어, 테툼어-포르투갈어, 그리고 테툼어-한국어 사전이다. 이중 테툼어-한국어 사전은 마지막에 나왔지만 공용어와 업무어가 아닌 최초의 사전이기에 테툼어 이중언어사전 발간에 있어 획을 그은 성과라 하겠다. 작업 진행 과정에 있어 네이버가 재정지원을 하였다. 네이버와 함께 내년, 아세안 가입 가능성이 높아진 동티모르 관련 사전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은 기대하지 않은 기쁨이다. 

지난해에는 사전편찬에 도움을 주어온 미겔마이아 전 동티모르국립대 부총장의 부음이 있었다. 심리적으로나 실질적으로도 고통이었다. 그렇지만 2008년 나를 동티모르로 초대해준 벤자민코트리얼 전 총장께서 제3회 유네스코.겨레말큰사전 국제학술포럼(2022)에서 테툼어 사전에 대한 첫 소개가 있어 위안이 되고 있다. 14년 활동한 대학을 떠나 새 대학에서 활동하는 지금 한·동티모르관계를 든든히 할 한국어-테툼어 사전을 잘 마무리할 수 있길 소망한다.  

 

 

 

최창원
동티모르 IOB(Institute of Business)대 방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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