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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나를 만들다…후회의 최적화
더 나은 나를 만들다…후회의 최적화
  • 유무수
  • 승인 2022.10.2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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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후회의 재발견』 다니엘 핑크 지음 | 김명철 옮김 | 한국경제신문사 | 328쪽

‘시간여행·스토리텔링’이 후회를 일으키는 동력
노벨상도 알프레드 노벨의 후회로부터 제정돼

긍정적 사고방식의 선구자로 꼽히는 노먼 빈센트 필 목사는 “후회할 여유는 없다”라고 외쳤다. 동기부여의 대가 토니 로빈스,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 존 트라볼타 등 유명인사도 후회를 믿지 않는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인 다니엘 핑크는 신선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선한 방향으로 활용하면 후회는 ‘더 나은 나’를 만든다고 반박하면서 ‘후회의 최적화’를 주장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6세가 될 때까지 후회를 잘 이해하지 못하며 청소년기에 이르러 후회를 경험하는 사고력이 완전히 발달한다. 후회가 없는 사람들은 대개 심각한 병에 걸린 사람들이다. 신경과학자인 나탈리 카미유의 연구에 의하면 안와전두피질이라는 뇌부위에 손상이 있는 사람들은 후회를 경험하지 않는다. 신경퇴행성 뇌질환인 헌팅턴병, 파킨슨병, 조현병 환자들도 후회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후회의 동력은 스토리텔링이다. 인간은 머릿속으로 과거와 미래를 방문할 수 있고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다. ‘시간여행과 스토리텔링’이 후회를 일으키는 인지적 이중나선인 것이다. 

2020년 다니엘 핑크 연구팀은 ‘미국 후회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인구를 대표하는 4천824명, ‘세계 후회 설문조사’를 통해 105개국 1만6천 명의 의견을 모아 후회의 유형을 △기반성 후회 △대담성 후회 △도덕성 후회 △관계성 후회 등 네 가지로 분류했다. 기반성 후회는 이솝우화의 ‘개미와 베짱이’에서 베짱이가 할 법한 “내가 그 일을 했더라면” 지금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며 후회하는 유형이다. 대담성 후회는 그때 그녀에게 용기를 내서 데이트 신청을 하지 못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내가 그 위험을 감수했더라면” 하고 후회하는 유형이다. 도덕성 후회는 약자를 괴롭히거나 부정한 행위를 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내가 옳은 일을 했더라면”하고 후회하는 유형이다. 관계성 후회의 예는 일곱 살 때 이혼하고 가정을 소홀히 했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아버지와 맥주 한 잔 함께 마시지 못한 것에 대해 “내가 손을 내밀기만 했더라면” 하고 후회하는 유형이다. 

 

후회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후회를 통해 더 나은 나를 만들어갈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후회는 자신이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주는 신호다.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 후회는 사람들이 가치 있게 여기는 인간 욕구의 속성이 ‘△안정 △성장 △선함 △사랑’임을 역설적으로 알려준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통해 정체성을 형성한다고 주장한 심리학자 댄 맥아담스에 의하면 스토리렐링의 방향은 ‘오염 서사’와 ‘구원 서사’로 나뉜다. 오염 서사는 좋은 일에서 나쁜 일로 바뀌어가고, 구원 서사는 나쁜 일에서 좋은 일로 바뀌어 간다. 후회에 반성적인 성찰을 집어넣으면 후회의 스토리는 미래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원 서사로 변형될 수 있다. ‘지난 실패 성찰’→‘전략수정’→‘성과개선’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노벨상도 후회가 있었기에 제정될 수 있었다. 1888년 알프레드 노벨은 조간신문에서 자신의 사망 기사를 읽었다. 기사의 헤드라인은 “죽음의 상인이 죽었다”였다. 그는 오염된 영혼, 탐욕스러운 부자로 묘사되어 있었다. 그 기사는 오보였지만 노벨은 그때까지 살아온 방식으로 살면 후회할 미래를 선명하게 떠올렸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로 결단한 노벨은 유산을 가족에게 물려주는 대신 “전년도에 인류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들”에게 주는 노벨상에 사용하도록 했다.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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