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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역할은 ‘눈 마주침’, 수업 중 몸짓이 시선 끈다
교사의 역할은 ‘눈 마주침’, 수업 중 몸짓이 시선 끈다
  • 유무수
  • 승인 2022.10.2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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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로봇은 교사를 대체할 것인가?』 닐 셀윈 지음 | 정바울 외 3인 옮김 | 에듀니티 | 172쪽

수업의 디지털 자동화가 가장 도전적인 교육 과제
교육은 공연행사처럼 계획·상황에 따라 응답하는 춤

교육전문가들은 “교육은 학습지식이 풍부한 타인과의 상호작용에 의존하는 사회적 과정”이라고 생각하지만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자동화는 그 영역을 넓혀가며 인간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15년간 교육과 테크놀로지를 연구해온 닐 셀윈 호주 멜번 모나쉬대학 석좌교수는 이 책 서문에서 “수업의 디지털 자동화는 향후 20년을 결정지을 수 있는 가장 도전적인 교육적 과제가 될 것이다”라고 전망하면서 ‘로봇은 교사를 대체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한다. 미래 테크놀로지 논쟁과 관련하여 무엇이 전개되기를 선호하는지, 가치와 판단을 명백히 하자는 것이다.

 

일본은 차세대 신기술로서 로봇공학에 전략적인 집중하며 ‘로봇 초강대국’으로 국가를 재건하려 하고 있는 중이다. 회로기판 제조, 지하채굴, 과일 따기 같은 사업 영역에서 기계화된 로봇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 지능형 시스템은 인간 의사, 변호사 및 회계사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I 교육개발은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이며 외국어 학습에서 튜터 로봇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추세 속에서 AI 기반 기술이 교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교육계 외부에서 높아지고 있다. 교육용 로봇 공학의 지지자들은 “미래에 교사의 일은 로봇에 의해 더 효과적으로 수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엄청난 양의 정보를 처리하고 그 결과를 학생의 요구를 해결하는 데 활용하는 능력은 AI가 인간을 능가하는 영역”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교사가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하면서 ‘눈 마주침’을 비교한다. 다른 사람의 ‘눈’을 마주치는 것은 3D 휴머노이드 로봇의 ‘눈’을 들여다보는 것과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교실 현장에서 목소리를 높이거나 낮추거나 눈썹을 올리거나 특정한 방식으로 옷을 입는 방법 등 모든 ‘신체적 표현’은 전체 가르침의 수행에 활력을 주고 시선을 이끈다. 다양한 데이터를 근거로 정서적 반응을 프로그래밍한 로봇의 보철피부와 얼굴은 사람의 모습과 흡사할수록 호감도가 증가하다가 어느 정도에 도달하면 오싹해지는 거부감으로 바뀌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에 부딪친다. 

 

좋은 가르침이란 지식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눈 마주침을 하는 것이다. 이미지=픽사베이

저자는 ‘좋은 가르침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한다. 저자에 의하면 가르친다는 것은 단순히 ‘빈 그릇 채우기’로 특징지어질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아니다. 빈 그릇 채우기라면 로봇 교사가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훌륭한 교사는 학생들이 학습을 구조화하고 학생 스스로 새로운 지식과 연결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여기에는 학습자 스스로 실험하고 탐색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포함되며, 항상 교사의 근본적인 지원과 지지가 있어야 한다. 가르치는 것은 공연행사처럼 대략적인 계획과 구조를 설정하지만 상황에 따라 조정되는 춤이나 재즈 연주와 유사한 창의성, 혁신성, 자발성이 필요하다. 저자는 유한한 응답의 무한한 공급이 있더라도 컴퓨터 시스템은 이를 따라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교육이 AI 기술을 완전히 거부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새로운 질문을 제기했다. 지능화된 기계 시대에 교사는 어떠해야 하는가? 저자는 존 듀이를 인용했다. “문제를 잘 정의하였다면 반쯤은 해결한 것이다.” 교사들이 좋은 가르침을 행할수록 ‘왜 로봇이 교사를 대체해서는 안 되는가’ 하는 질문이 강하게 제기될 수 있지 않을까.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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