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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구비지원 등 ‘모시기’ 경쟁…인문학은 줄 듯
특별연구비지원 등 ‘모시기’ 경쟁…인문학은 줄 듯
  • 손혁기 기자
  • 승인 2001.07.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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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7-24 18:06:41
대학들이 우수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임교수 모집에 인터넷 접수제도를 도입하고, 특별연구비를 지급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4월초부터 7월 중순까지 본지와 동아, 조선, 중앙, 한겨레, 한국일보 등 5개 일간지에 공고된 4년제 대학의 신임교수 초빙광고를 분석한 결과 79개 대학에서 1천46명의 전임교원을 뽑겠다고 공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전주대 등 몇몇 대학들은 우수한 교수를 확보하기 위해 특별연구비 지급 등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전주대는 새로 임용되는 교수 전원에게 6개월 동안 강의 준비와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연구학기제를 제공하고, 국제학술지나 국내중앙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할 경우 각각 1천만원과 5백만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북대도 신임교수임용연구비로 5백만원에서 8백만원을 내놓았고, 동서대, 인하대, 조선대, 홍익대도 신임교수의 특별 연구비 지원을 공고했다.

불필요한 시간낭비와 연구업적물 제출로 생기는 지원자의 금전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접수하는 대학도 늘어났다.
건국대 등 13개 대학은 1차 서류전형에서 대학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양식으로 인터넷 접수를 했으며, 2차 전형에 합격한 지원자에게만 연구업적물 제출을 요구했다. 대구가톨릭대도 원본과 대조 후 사본을 제출하도록 했으며, 동명정보대도 1차에서는 대학의 소정양식만 접수하고, 1차 합격자에 한해 증빙서류를 제출하도록 해 지원자의 부담을 줄여줬다.

이 밖에도 경산대가 임용예정자 발표 후 10일 동안 지원자들에게 심사결과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해 공정한 임용을 약속했고, 조선대와 서울시립대는 임용 심사에서 남녀성차별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했다. 경희대와 중앙대는 2002년 상반기 채용 예정자를 한 학기 미리 선발, 임용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일부 대학들은 공고기간을 지나치게 짧게 잡거나 우편접수조차 받지 않는 등 구태의연한 자세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접수마감 30일 전에 공고를 발표, 많은 지원자들이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상황에서 충남대 등 10개 대학은 신문공고일자에서 마감일까지의 기간이 채 20일도 안됐다. 특히 호원대는 6월에 법정학부 경찰학 전공자를 모집하기 위해 공고를 내면서 지원기간을 12일밖에 주지 않았다가 채용하지 못하고, 7월에 또 다시 공고를 내기도 했다. 인터넷 등 각종 통신수단이 발달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한 채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대학도 있었다. 전주교대와 충남대는 인터넷 접수는 물론 우편접수마저 받지 않고 지원자들이 일일이 방문 접수토록 했다.

한편 올해 하반기에 각 대학들이 임용하겠다고 공고한 인원 1천46명은 지난해 하반기에 1백76개 대학에 임용된 5백93명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적합자가 없어 채용하지 않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채용규모가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학문분야별로는 지난해보다 공학·예체능·이학계열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늘어난 반면 사회·의약학·어문학·인문학 분야는 줄어들었다.

공학계열(25.6%)과 사회계열(21.6%)이 20%대를 유지했고, 기초학문분야는 한 자리대에 머물렀다. 특히 예체능 분야와 이학계열의 경우 컴퓨터 그래픽과 생명공학전공자의 모집이 집중적으로 늘어나면서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반면 어문학 분야와 인문학 분야는 더욱더 줄어 이 분야 전공자의 강단진출은 더욱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손혁기 기자 pharo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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