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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인수합병·사업양도’ 추진
사립대 ‘인수합병·사업양도’ 추진
  • 강일구
  • 승인 2022.10.0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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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진단에서 해산‧청산까지 지원하는 ‘구조개선 지원법’ 발의
국민의힘 이태규 의원은 '사립대학 구조개선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지난달 30일 발의했다. 사진은 2013학년도 정부 재정지원제한대학에 포함된 대학의 한 학생이 대자보를 보는 모습이다.

경영위기대학의 출구대책 방안이 나왔다. 대학이 폐교 위기에 있지만 학과, 학부, 단과대학의 경쟁력이 있는 경우 그 대학의 일부만 합병하고 사업양도를 할 수 있는 방안도 담겼다.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인 이태규 의원(국민의힘)은 경영위기에 처한 대학에 재정진단부터 구조개선, 해산·청산까지 지원하는 ‘사립대학의 구조개선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하 구조개선 지원법)을 지난달 30일 대표 발의했다. 

‘구조개선 지원법안’은 사립대학이 경영위기대학으로 지정받은 경우 재산과 사업양도를 결정할 수 있게 했다. 현재 ‘사립학교법(28조)’은 “학교교육에 직접 사용되는 학교법인의 재산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매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다”라고 돼 있다. 그러나 사립대학의 통·폐합과 관련해 ‘구조개선 지원법안’은 “사립대학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합병, 사업양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식으로 다른 대학에 흡수시키거나 서로 통합해 새로운 대학을 신설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정의했다. 기존에는 학교법인 간 합병을 허용했다면, 이번 법안은 예를 들어 A대학이 B대학의 보건대학만을 인수·합병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교육부 사립대학정책과 관계자는 “문을 닫을 위험에 있는 대학에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다”라며 “과거 서남대가 폐교되며 의대생들이 원광대, 전남대 등으로 흩어졌는데, 당시에는 일부 학과 양도를 가능하게 하는 법이 없었다”라고 법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그는 “학교가 폐교되면 구성원은 사실상 해고된다. 사업양도는 구성원들의 고용승계를 전제하기에 일부 구제도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법안에 대해 의대, 간호대, 약대 같은 경쟁력 있는 학과는 구제의 길이 열리지만, 기초학문 분야에 대한 구제책은 되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폐교 대학 학생에는 편입학 지원, 교직원엔 퇴직위로금 지급

‘구조개선 지원법안’은 ‘사립대학구조개선심의위원회’와 지원·관리를 위한 ‘전담기관’을 지정하도록 했다. ‘사립대학구조개선심의위원회’는 사립대학들에 대한 재정진단부터 구조개선, 해산·청산까지 지원하는 종합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기구다. 학교법인과 사립대의 구조개선이 효율적으로 추진되기 위해 구조개선 지원과 관리업무를 하는 전담기관은 아직 정해지진 않았다. 다만, 법안은 한국사학진흥재단을 구조개선 지원과 관리업무의 전담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학의 재무 상태 파악을 위해 교육부가 매년 사립대학 재정을 진단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재정진단 결과 구조개선이 필요하다고 보이는 대학은 경영위기대학으로 지정하도록 했다. 경영위기대학의 보유 자산의 활용·처분, 재정기여자 유치, 재무구조 개선, 학부·학과 통·폐합, 사립대학 통·폐합과 폐교·해산 등의 구조개선 이행계획을 교육부는 대학에 요구할 수 있다.

경영위기대학은 적립금 사용, 재산처분, 시설 기준, 정원 등에 있어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적립금의 경우 구조개선 이행계획 수행을 위해 필요한 경우 변경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재산처분도 구조개선 이행계획에 따라 재산을 처분하고자 할 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사립대학의 재산에 관한 기준을 달리 적용하는 길을 열어 놓았다. 사립대학의 통·폐합과 관련해서도 설립기준과 시설·교원·수익용 기본재산과 정원 등의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 안에서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했다. 

경영위기대학으로 지정받지 않은 사립대학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경우 자율 개선 권고를 받을 수 있다. 대학의 노력에도 폐교와 해산이 불가피할 경우 잔여재산을 공익법인이나 사회복지법인에 출연할 수 있도록 해 지역 내 새로운 공공기관으로의 기능 전환도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외에도 원활한 해산·청산을 위해 국가·지방자치단체가 해산되는 학교법인의 재산을 우선 매입토록 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또한, 구조개선 이행에 필요한 행·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으며, 폐교되는 대학 학생의 편입학을 지원하고, 교직원에 대한 퇴직위로금 등을 지급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번 법안에 대해 양성렬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이사장은 “대학에 대한 지원은 하지 않은 채 생사여탈권을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법인과 대학을 비롯해 대학 구성원 누구도 구조개선위의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없으며, 그 결정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도록 했는데, 이는 법적으로나 사회상규에 크게 위배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경영위기대학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은 고등교육 투자부족, 등록금 인상, 학령인구 감소라며 정부가 나서 등록금과 부족한 고등교육 재정을 확충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인성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사무처장은 “다른 학교 법인 간 통폐합 문제, 경영위기대학에 대한 기준 등 세세한 문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일단은 개문발차라도 해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의 위기까지 5년밖에 남지 않았다”라며 “구조개선 문제와 함께 연합대학, 학점인증, 공동학위와 같은 교육의 질적 개선을 위한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강일구 기자 onenin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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