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7:55 (목)
[공연화제] 조우현 조선대 교수 퇴임 기념 헌정 공연 ‘한 여름밤의 꿈’
[공연화제] 조우현 조선대 교수 퇴임 기념 헌정 공연 ‘한 여름밤의 꿈’
  • 손혁기 기자
  • 승인 2001.07.2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1-07-24 15:50:11
잠 못 이루는 한 여름밤, 풀벌레 소리에 가슴 설레며 모여든 사람들은 야외공연장의 객석을 하나둘씩 채우고, 이윽고 밤하늘의 별빛을 받으며 막이 오른다.
이런 정경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연극, 셰익스피어의 ‘한 여름밤의 꿈’이 공연된다. 여름이면 음악회, 뮤지컬, 연극 등의 다양한 양식으로 한번쯤은 마련되는 공연, 그러나 올해 8월 17, 18일 조선대 야외극장에서 보게 될 ‘한 여름밤의 꿈’은 특별하다. 30년 동안 조선대에 재직하면서 한해도 거르지 않고 ‘조선대 극예술연구회’(이하 조대극회)의 지도교수를 맡아온 조우현 교수(프랑스어과)의 정년퇴임을 앞두고 마련되는 이번 공연은 조대극회가 배출한 연극인들이 마련한 자리다.
규모와 준비도 만만치 않다. 대학극단으로는 마련하기 힘든 1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출연진만 28명에 달하는 대작으로 정철 동신대 교수(72학번)가 예술감독을 맡고, 박윤모 광주시연극협회장(73학번)이 총기획을 담당하고 있으며, 극단 미추의 상임연출가인 강대홍씨(89학번)가 연출을 맡았다.
세상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을 안고 숲 속으로 찾아든 연인들이 엇갈리며 벌이는 한 여름밤의 유쾌한 소동을 무대에 펼쳐 보일 조대극회 연극인들은 이번 공연을 위해 휴일도 잊고 매일저녁을 광주문예회관 지하 연습실에서 보내고 있다.
총기획을 맡고 있는 박윤모씨는 “조우현 교수님은 처음 뵈었을 때나 지금이나 그대로인데 벌써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정년퇴임을 하신다”며 한결같았던 조 교수의 퇴임을 아쉬워했다.
신파극을 하는 유랑극단이 유일하게 문화적 갈증을 해소해 주던 시절, 순수예술을 전하고자 72년에 극회를 재 결성한 조 교수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후원자를 물색하기 위해 발로 뛰고, 관객들을 끌어 모으는 일까지 도맡아서 해왔다고. 극회에 대한 그의 애정이 남달랐다고 주변인들은 전한다. 박 씨는 조대극회가 배출한 연극인들이 이제는 지역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만큼 퇴임 헌정 공연도 “광주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연극으로 준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신문에 희곡이 당선되면서 조대극회와 연을 맺기 시작한 조 교수는 “상아탑 속에 갇혀 있는 대학이 아니라 시민들과 함께 하는 대학, 또한 예술적 감성으로 시민과 하나 되는 대학이 됐으면 좋겠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대학연극이 다시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덧붙였다.
손혁기 기자 pharos@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