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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앙화’ 실험적 구현 단계…기술 자체는 객관적으로 살펴보자
‘탈중앙화’ 실험적 구현 단계…기술 자체는 객관적으로 살펴보자
  • 한덕희
  • 승인 2022.10.05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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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리포트_ 블록체인과 암호자산 ①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의 등장 배경
한덕희 Quantit 대표이사

한국지급결제학회(회장 김선광 원광대 로스쿨 교수)와 교수신문은 미래 기술 ‘블록체인’의 사회·경제·법적 변화와 전망을 분석하는 ‘전문가 리포트_ 블록체인과 암호자산’ 연재 기획을 마련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암호자산에 대한 최신 트렌드와 이슈를 짚어보고,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다. 
암호자산의 등장 배경에서부터 암호자산의 법제화 방향, 블록체인과 금융서비스 혁신, 웹3.0에 대한 비판적 검토, DeFi 이해와 규제방향, 메타버스와 가상경제, NFT(대체불가능토큰)의 현황과 법적 과제, STO(증권형토큰)에 대한 이해까지 다룰 예정이다. IT 전문가 4명과 법학 전문가 3명, 업계 전문가 3명 등 10명의 필진이 참여한다. 

 

암호화폐는 금융당국, 은행 등과 같은 중앙기관의 개입 없이 인터넷으로 연결된 P2P 네트워크를 이용해 이용자 간에 직접 거래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전산 기술로 만들어진 하나의 시스템이다. 암호화폐, 가상화폐, 가상자산, 디지털자산 등 암호화폐를 대하는 국가별, 커뮤니티별, 역사적 시점별 다양한 용어로 불리지만 이는 부각하고자 하는 관점에 따른 차이일 뿐 모두 동일한 기술적 실체를 지칭한다. 

2008년 10월 30일 ‘사토시 나카모토’의 비트코인 백서가 발표되고 약 2개월 뒤인 2009년 1월 3일 첫 번째 비트코인 블록이 생성된 이후 현재는 전 세계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는 약 2만여 개 이상, 시가총액 기준 1천조 원 이상의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전통적 화폐시스템·중앙화 지배구조의 한계

암호화폐 산업이 버블 논란을 겪으면서도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며 현재 수준까지 성장하는데 비트코인이 결정적 시발점이 됐다. 전통적 화폐를 발행하는데 필요한 종이 및 금속 자원과 이를 유통, 관리하는 금융 기관 및 상업 시스템에 많은 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2008년 전 세계의 금융위기를 초래한 미국의 리먼브라더스 파산은 자국의 이해관계 중심의 국가 금융 시스템이 가지는 문제점을 드러내는 환경속에서 비트코인은 전통적 화폐 운영 시스템과 중앙화된 지배구조의 한계를 해소하고자 했다.

2008년 미국의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했다. 2008년 10월 비트코인 백서가 발표됐다. 

비트코인 백서는 「Bitcoin :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 제목을 가진 8장의 문서로 발간됐는데, 제목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전자적’ 현금 시스템이라는 측면 외에 ‘P2P 기반’으로 구성됨을 그 특징으로 한다. Cash를 전자적 방식으로 발행, 유통한다는 측면에서는 다른 이전의 연구와 시도들이 있었지만, 비트코인에서는 이를 운영하기 위해서 중앙화된 어떠한 시스템도 필요로 하지 않고, P2P 형태로 참여하는 운영자들이 합리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메커니즘까지 기술적으로 구현해냄으로써 이전의 시도와는 차별점을 가진다. 

비트코인에서는 새로운 거래내역이 추가될 때 여러 거래 내역을 모아서 하나의 블록 단위로 추가하되, 암호학에서 사용하는 ‘SHA(Secure Hash Algorithm)-256’ 알고리즘을 이용해 P2P로 참여한 다수의 확인 과정(Confirm)에 의해서 무결성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암호 알고리즘이 필수적으로 사용됨에 따라 암호화폐로 불리는 이유기도 하다. 

거래 데이터의 탈중앙화를 구현한 비트코인 이후, 연산(Computing)을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탈중앙화하는 개념이 등장하게 됐고, 이는 2015년 7월 30일 ‘비탈릭 부테린’에 의해 첫 번째 이더리움 블록이 생성되면서 블록체인 기술로 구현됐다.

이더리움을 통해 탈중앙화된 형태로 범용적 IT서비스가 운영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다. 대표적 적용 사례인 Smart Contract을 통해서 계약을 안전하게 기록하고 실행할 수 있게 됐고, 특정 디지털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셀 수 없이 많은 신규 코인 프로젝트의 등장과 NFT(대체불가능토큰) 붐의 근간이 됐으며, 이렇게 연산의 탈중앙화를 실현한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다음으로 두 번째 큰 생태계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대부분의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탈중앙화라는 철학적 가치를 실험적으로 구현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사진=픽사베이

14년 역사…다양한 상상력으로 프로젝트 전개

비트코인으로부터 시작한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의 역사는 14년 정도로 짧지만 탈중앙화된 형태로 데이터 관리, 연산 수행이 가능해짐에 따라 다양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전 세계에서 수많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 프로젝트가 전개되고 있다.

거래소(Exchange) 서비스를 탈중앙화한 ‘유니스왑’, ‘팬케익스왑’, 그 누구도 거래 추적을 할 수 없는 ‘토네이도캐쉬’, ‘라이트코인’, 게임속 아이템을 NFT화 시켜 돈을 버는 ‘Play To Earn’ 게임 등 기존의 중앙화된 서비스의 한계를 해결하거나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출현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반 대중에게는 기술적인 복잡성, 개념의 생소함 등으로 인해 각각의 프로젝트들에 대한 이해에 어려움이 있어 이를 역이용한 사기(Scam)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대부분의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탈중앙화라는 철학적 가치를 실험적으로 구현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고 반드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만을 이용해야만 하는 강력한 적용 사례는 없기에 기술 자체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살펴보되 충분히 이해할 수 있기 전까지는 미래 가치에 대한 판단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한덕희 Quantit 대표이사
카이스트에서 전산학 학사와 석사를 했다. 거래소와 증권사, 운용사를 모두 경험한 엔지니어 출신의 CE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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