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연세대 순으로 뒤이어
국가 우수장학금 중 대통령 과학장학금 매년 절반 이상이 서울대생에게 지급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8일,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은 한국장학재단으로 제출받은 국가 우수장학금 지급현황 자료를 인용했다. 이에 따르면 상위 5개 대학 학생이 최대 85% 이상, 상위 10개 대학 학생이 최대 90% 이상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 우수장학금은 한국장학재단이 우수 학생, 해외 진학 대학생, 중소기업 취업 및 창업 대학생 등 다양한 학생에 따른 맞춤형 장학금 지원하는 사업이다. △국가 대통령 과학장학금 △국가 우수장학금(이공계) △인문 100년 장학금 △예술 체육미전장학금 △전문기술인재 장학금△우수고등학생 해외 유학장학금 △복권기금 꿈 사다리 장학금으로 구성돼 있다.
그 외 대학의 출신 학생들 혜택 못 받아
연도별 서울대생의 ‘대통령 과학장학금’ 수혜 인원을 살펴보면, 2020년도 1학기에는 282명, 2학기에는 259명, 2021년도 1학기에는 261명, 2학기에는 242명, 2022년도 1학기에는 251명이 해당 장학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으로는 카이스트(KAIST)와 포항공대, 연세대, 고려대 순이었다. 매년 상위 5개 대학이 2020년 1, 2학기에는 각각 85.7%, 84.8%, 2021년 1, 2학기는 각각 78.6%, 79.1%, 2021년 1학기는 74.9%를 차지했다.
과학기술 분야의 최우수학생을 발굴 육성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장학재단이 지급하는 ‘대통령 과학장학금’이 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일부 특정 대학으로 쏠림현상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2020~2022년 ‘대통령 과학장학금’의 수혜대학 현황을 살펴보면 2020년 1학기 37개 대학, 2020년 2학기 35개 대학, 2021년 1학기 39개 대학, 2학기 37개 대학, 2022년 1학기 46개 대학 출신 학생들만이 선정됐다. 결과적으로 100개 이상 대학의 출신 학생들은 해당 장학금의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었다.
서 의원은 “이미 서울대는 정부로부터 각종 재정 지원 및 국가사업을 수탁하며 엄청난 지원을 받는 상황이다”라며 “국가장학금마저 서울대 중심의 소위 명문대 학생들에게 집중해 지급하는 것은 본래의 국가장학금 제도의 취지에 어긋난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2020년도 기준 대학별 재정지원사업 수혜 실적을 살펴보면 서울대는 총 4천49건, 약 5천990억 원으로 정부로부터 압도적인 지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고 2위 대학과 수탁과제 건수 및 금액에서도 엄청난 격차가 나타났다.
대통령 과학장학금뿐만 아니라 국가 우수장학금 중 ‘국가 우수장학금(이공계)’, ‘인문 100년 장학금’ 역시 대학별로 지급 인원의 격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우수장학금(이공계)의 경우 2022년 1학기의 경우 가장 많은 인원이 받은 부산대가 412명이었다. 다음으로는 경북대 394명, 전남대 277명, 충남대 213명, 부경대 209명 순이었다. 50명 이하의 학생만 받은 대학이 107개 대학에 달했다.
인문계 100년 장학금의 경우 2022년 1학기 기준 가장 많은 인원이 받은 한국외대가 82명이었다. 다음으로는 계명대 64명, 중앙대 62명, 고려대 60명, 경희대 60명 순이었다. 30명 이하의 학생이 장학금 혜택을 받은 학교는 114개교였다.
전국 전문대는 대부분 장학금 지급
학교별로 신청자 등에 차이가 있어서 지급 인원의 차이가 있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으나, 같은 국가 우수장학금 중 취업역량 개발 노력이 우수한 전문대 학생에게 지급하는 ‘전문기술인재 장학금’의 경우 대학별 비슷한 규모의 인원을 선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국 대부분 전문대에서 해당 장학금이 지급되고 있었다.
서 의원은 “한국장학재단이 각 분야의 인재에게 맞춤형 장학금을 지원할 목적으로 국가 우수장학금을 운영하고 있지만, 특정 대학 및 명문대학 학생 위주로 국가 우수장학금이 돌아가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며 “이는 결국 서울대 중심의 소위 명문대와 지방대 간의 격차가 발생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정부가 더욱 다양한 대학의 학생들이 더 폭넓게 국가 우수장학금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제도 설계의 수정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물론 우수 학생이 많은 상위권 대학 학생들의 속성상 이들이 장학금 수혜에 다수 포함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에서 지급하는 특정 장학금 중 약 80%가 일부 대학 학생들에게만 편중해 지급되는 것은 매우 큰 문제라는 점이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