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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프리즘: 과학적 연구 좋지만, 귀납적으로
출판프리즘: 과학적 연구 좋지만, 귀납적으로
  • 강성민 기자
  • 승인 2006.03.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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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국 교수의 '출판연구와 출판평설'

국내 출판학과 관련된 저술들을 대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교과서적 마인드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이다. 출판이란 것은 문화의 뿌리를 이루는 대표적 학문인데, 출판학에 대한 접근은 왜 이리 근본적이지 못하고 실용성에 치우쳐있을까란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그간 출판학과 관련돼 나온 책의 목록을 보면 안춘근 선생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 대학생과 출판실무자들을 위한 초보적 내용을 담고 있는 책들이 대부분이다.


이번에 나온 ‘출판연구와 출판평설’(이종국 지음, 일진사)이라는 책 또한 이런 선입관을 없애주지 못한다. 저자인 이종국 혜천대 교수는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소, 대한교과서, 출판학과 교수, 출판학회 회장 등을 두루 거치면서 교과서출판에 대한 사적 연구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업적을 남겨왔다. 그는 이번에 좀더 활동영역을 넓혀 출판학의 과학적 토대 마련, 출판 여명기에 대한 문화사적 접근, 주요 출판인에 대한 소평전류 등을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지난 몇 년간 한·중·일 출판학자들과 의욕을 갖고 학술적으로 교류한 흔적도 많이 담아놓았다.


특히 한중일 세 나라가 출판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비교하는 부분은 나름대로 유용하다. 특히 출판학 관련 발표 논문에서 세 나라가 관심영역에 있어서 보여주는 차이는 흥미롭다. 중국은 지난 몇 년 학술대회 발표논문 총 56편 중 출판이론이 14편으로 가장 많은 반면, 한국은 총 36편 중 출판이론이 4편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출판학자들이 출판에 대해 철학적으로 접근하는 데 비해, 한국의 경우 디지털 출판환경 등의 환경론과 산업론에 치우쳐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과학적 출판학을 매우 강조하는데, 이것은 출판학을 세부적으로 분류해서 가지를 뻗은 지식의 나무로 만드는 노력으로 나타난다. 이런 작업은 기본적으로 옳지만 쥐꼬리만큼 연구물들이 나오는 상황에서 그와 비슷한 숫자의 분류를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그 접근이 연역적이고 형식주의적이란 의심이 들게 한다. 현재 한국 단행본 출판은 그 자체로 인문학적 화두를 던져주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유행처럼 독자를 좇아 몰려다니는 소극적 시장적응에 이력이 난 상태이다. 이런 현상부터 분석해서 각 영역의 출판행위에서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등을 품을 들여 파악해보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
강성민 기자 smka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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