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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모임을 찾아서: (2)‘문학윤리’ 세미나팀
연구소모임을 찾아서: (2)‘문학윤리’ 세미나팀
  • 신정민 기자
  • 승인 2006.03.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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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의 부활은 가능한가

이데올로기가 떠난 자리를 대신한 소비문화는 문학을 우롱하고 있다. 오늘날 과연 문학과 문학이론의 도덕적 역할은 무엇이고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은 없는가에 대한 모색을 위해 매달 넷째 토요일 부산대에 모이는 이들이 있다. 김용규 부산대 교수(영문학)가 좌장으로 있는 ‘문학윤리세미나팀’(이하 세미나팀)이 바로 그것이다.

위기와 침체를 겪고 있는 지역대학원의 학생들과 연구자들이 학문적 열정과 사기를 불어넣기 위해 만들어진 세미나팀은 윤화영, 이재성, 윤일환 교수 등 부산대 영문과 교수들을 중심으로 20여명의 대학원생 그리고 박성수 한국해양대 교수, 김용수 한림대 교수, 이택광 광운대 교수, 임옥희 여성이론연구소 대표 등 외부 초청강사들이 치열한 논쟁을 펼친다.

발표자에게 1백분의 발제시간을 주고, 한 시간 동안 진지한 토론과 질의가 이어져 세미나 내내 팽팽한 긴장감이 맴돈다.

이러한 세미나팀의 풍경은 개인연구에 매몰돼 토론과 논쟁이 활발하지 못한 폐쇄적인 대학문화와, 학회의 형식적인 발표에 치우치는 학문풍토 속에서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3년 전부터 시작해 25회를 맞는 세미나팀은 부산대 인문학연구소와 함께 주변의 세미나팀들과 연대하고 있으며, 평소 30~40명정도 참여하지만 초청세미나의 경우 70여명에 이르기도 해 적지않은 규모와 조직을 갖췄다.

▲초청강연에서 강연하고 있는 임옥희 교수 ©

초창기 각자 개성이 다양한 세미나 구성원들의 관심을 하나의 초점에 맞추기 위해 들뢰즈 이론을 1년 이상 읽었던 세미나팀은 벤야민, 라캉, 지젝, 바디우, 데리다 등 20세기 인문학을 관통하는 이론가들을 차례대로 불러들였다. 이들 이론의 수렴지점이 바로 세미나팀이 추구하는 ‘문학과 윤리’라는 것.

앞으로 세미나팀은 바디우, 아감벤, 네그리, 후기데리다로 범위를 넓히고, 발제문을 새롭게 집필해 ‘문학이론과 윤리’라는 주제의 책을 발간할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세미나팀을 이끌고 있는 김용규 교수는 “초창기 교수들의 사재로 초청강연을 이뤄냈고, 세미나주체가 학과가 아닌 학과 소속의 일부 교수들로 학과와 세미나팀간의 조율이 쉽지 않았다”면서도 “연구자들과 대학원생들과 같이 호흡하고 논의할 수 있어 상당히 소중한 경험이다”고 말한다.  
신정민 기자 jm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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