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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씨 박사논문 147쪽 중 출처 표시는 8쪽에 불과”
“김건희 씨 박사논문 147쪽 중 출처 표시는 8쪽에 불과”
  • 강일구
  • 승인 2022.09.0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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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학계 국민검증단, 김건희 논문 4편 검증 결과 발표
“타인 논문 통째로 베끼고, 연구 결과까지 복사해 붙여”
범학계 검증단은 지난해 9월 9명의 검증단을 구성해 검증을 시작했으나 국민대가 자체 검증을 하자 활동을 보류했다. 그러나 지난달 1일 검증이 상식 밖의 검증 결과가 나오자 활동을 재개했다.

김건희 씨 박사학위 논문(「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의 총 860문장 중 220문장이 출처 표시 없이 그대로 베껴 쓴 것으로 밝혀졌다. ‘Yuji’라는 단어가 들어가 논란이 된 한국디자인포럼에 게재한 논문(「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자들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 또한 118개 문장 중 50개 문장이 거의 그대로 복사해 붙여진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를 포함한 14개 교수단체로 구성된 범학계 국민검증단은 김건희 씨의 논문에 대한 검증 결과를 6일 대국민 보고회 형식으로 발표했다. 

검증단에 따르면 김 씨의 박사학위 논문 147쪽 중 출처가 제대로 표시된 쪽 수는 8쪽에 불과했다. 특허권이나 사업체의 사업계획서를 출처 없이 무단으로 사용한 것도 드러났다. 특히, 멀티미디어·뉴미디어·디지털 등 용어 정의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의 정보통신용어사전과 블로그 등에서 그대로 복사했고, 디지털 콘텐츠와 인터넷을 다룬 부분은 구연상 숙명여대 교수(기초교양학부)의 논문 일부를 그대로 복사한 것도 검증단이 발견했다. 이 외에도 신문기사, 개인 블로그에 실린 글, 지식거래 사이트(해피 캠퍼스)의 자료를 그대로 복사해 붙인 게 박사학위 논문에 실렸다.

검증단은 학술지에 실린 논문 3편도 내용·문장·단어표절과 함께 개인 블로그 등에서 복사해 붙인 것이 있다고 했다. 특히, 한국디자인포럼에 실린 「온라인 쇼핑몰 소비자들의 구매 시 e-Satisfaction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대한 연구」에 대해 검증단은 “9개의 학위 논문과 2개의 학술지 논문 등에서 출처 표시 없이 그대로 복사해 짜깁기해 작성된 것”이라며 “이명호, 이우형, 김영진이 학술지 고객만족경영연구에 게재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e-Satisfaction에 영향을 주는 요인연구」의 연구 결과까지 복사해 붙일 정도로 매우 심각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라고 말했다. 

검증단은 김 씨의 박사학위 논문은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 12조 3항에 근거해 출처 표시 없이 타인의 저작물 일부와 문장, 단어, 독창적인 생각 등을 활용했으므로 내용‧문장‧단어‧아이디어 등 표절의 모든 유형을 포함하고 있다”라며 “논문표절의 명백한 증거가 있으므로 국민대는 표절이 아니라는 주장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용석 학회장 “표절을 넘어선 위조”

검증단은 김 씨의 논문을 검증하기 위해 글자 하나하나를 비교했다고 밝혔다. 검증위원으로 참여한 김용석 대학정책학회 학회장(한국기술교육대)은 “김건희 씨의 논문은 김영진의 논문과 표가 동일하고 결과까지 동일했다. 또한, 연구 신뢰도의 소수점 셋째 자리까지 같았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이것은 표절을 넘어 위조”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연구윤리 기준이 모호했다는 국민대의 판단에 대해서도 검증단의 반박이 있었다. 검증위원인 우희종 서울대 교수(수의학과)는 “국민대는 문대성씨의 2007년도 학위논문이 표절임을 확인하고 학위를 취소한 바 있다. 같은 국민대가 2008년에 통과된 학위 논문에 대해 연구윤리 기준을 거론하는 것은 의아하다”라고 말했다. 

양성렬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이사장은 대국민 발표회에서 검증 내용을 발표했다.

표절의 피해자이자 검증위원으로 참여한 구연상 교수는 2011년 독일 구텐베르크 장관 사례를 거론하며 김건희 씨의 박사학위를 취소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결 방향을 제시했다. 그가 거론한 구텐베르크 장관의 논문 표절 사건은 구텐베르크 장관의 박사학위 논문이 인용이 철저하지 못해 2주 만에 대학이 그의 박사학위를 취소한 것을 말한다.

검증단은 김 씨의 석사학위 논문에 대해서는 숙명여대의 상식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상식에서 벗어난다면 같은 방식으로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발표회에서는 김 씨의 논문만을 검증했다면 다음에는 논문이 통과될 수 있도록 대학과 교수가 어떻게 협조했는지, 논란 이후 대학에서 자정작용이 일어나지 않은 이유를 담아 백서를 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일구 기자 onenin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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