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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나비 전종 숲속 영상
한국 나비 전종 숲속 영상
  • 최승우
  • 승인 2022.08.14 2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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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 지음 | 416쪽 | 광문각, 파주나비나라박물관

오랫동안 지속된 ‘나비 찾아 떠난 여행’의 종착점이 보이는듯 하다. 여행길은 떠날 때마다 설레고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되돌아보면 나는 나비 찾아 숲으로 떠나 그곳에서 얻은 소재로 책을 역어 내는 일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처음 낸 책은 《원색한국나비도감》(교학사 2002)이다. 이 도감은 후에 3판으로 개정증보판(2010)을 출판했는데 지금도 나비를 연구하는 분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여행길의 애환을 담은 수필집 《나비 찾아 떠난 여행》(현암사 2009)과 어린이 과학도서인 《나비야 친구하자》(광문각 2016)를 출간했다.

여행을 시작한 후 얼마 동안은 채집 도구만 챙겨 떠났다. 그다음에는 카메라를 갖고 다니며 채집과 촬영을 같이 했다. 그 후에는 아내와 카메라를 갖고 다니며 사진 찍는 일에 몰두했다.

숲 사이 산길을 따라가다 보면 갖가지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 있고 그곳에 살포시 날아들어 날갯짓하는 나비가 보인다. 숨죽이고 다가가 그 장면을 사진에 담기 위해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순간까지 긴장감과 좋은 사진의 기대감으로 마음이 벅차오른다. 나는 그 몰입하는 시간을 탐하며 그 일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귀한 나비를 촬영할 때 느낀 감동의 순간을 다 쓸 수 없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 강원도 남춘천에 있는 산길이다. 그곳에 갈 때는 해 뜨는 시간에 맞추기 위해 이른 새벽에 출발한다. 그 시간대에 땅바닥에서 산길 옆 풀잎으로 옮겨 앉아 날개를 펴고 햇볕 쬐는 나비를 촬영하기 위해서다. 그런 노력으로 다양한 녹색부전나비와 까마귀부전나비 등 많은 종류의 나비를 촬영하는 성과를 올렸다.

제주도의 프시케월드에서 근무한 13년 동안 박물관 뒤 숲에서 나비들을 열심히 촬영한 것이 이 책을 내는 데 밑바탕이 되었다. 석양 무렵 산초나무 꽃에서 청띠제비나비들이 푸른 날갯짓하며 꿀 빠는 장면, 익모초 군락지에 모여들던 호랑나비들이 텃세 부리며 하늘 높이 나는 모습, 누리장나무 숲에 모여든 제비나비들이 나비 길을 만들며 선회하던 모습 등을 촬영한 기억은 오래 잊지 못할 것이다.

나는 항상 이런 장면의 배경을 살려 남다른 나비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나비들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 몇 종은 멸종되었고, 흔했던 나비들도 지금은 보기 어렵게 되었다.
이 책은 나비들이 더 사라지기 전에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나비 전 종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오랫 동안 준비하여 출판하였다. 그래서 나비를 연구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나비를 소재로 작품 활동하는 분들께도 두루 이용되기를 바란다.

이 책을 출판하는 데 많은 사진을 흔쾌히 협찬해 주신 손상규 님과 이용상 선생님께 특별히 감사드린다. 그리고 사진 협찬과 조언을 해주신 한국나비학회의 주흥재 고문님, 김성수 전 회장님, 손정달, 이영준, 주재성, 최수철, 백문기 회원님들과 권민철 님, 안흥균 님, 오해용 님, 이상현 님, 이원규 님, 전승연 님, 정헌천 님께도 감사드린다.
끝으로 50년 가까이 나비 찾아 떠난 여행길에 동행하여 고락을 같이하고 자연에서 받은 감동을  교감하며 지낸 아내에게 이 책을 제일 먼저 선물하고자 한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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