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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단 하나뿐인 빨강머리 앤 인문학
세상에 단 하나뿐인 빨강머리 앤 인문학
  • 최승우
  • 승인 2022.07.29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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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40쪽

빨강머리 앤을 ‘인문하다’
원작소설에서도 일본 애니에서도 넷플릭스 드라마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앤’ 이야기

할머니와 어머니, 딸을 비롯한 모든 세대에게 빨강머리 앤은 하나의 추억이다. 할머니는 소설을 읽고 어머니는 텔레비전에서 방영하던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고, 딸은 드라마를 보며 나만의 빨강머리 앤을 그려왔다. 빨강머리 앤이 고아로서 온갖 역경을 딛고 일어나 잘생긴 길버트와 결혼하는 스토리는 누구에게나 사랑받았다. 앤과 길버트를 보며 이들처럼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기를 꿈꾸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드라마 작가 모이라 월리-배캣은 “루시 모드 몽고메리 여사 원작의 백인 중심 세계관(White World)은 당시 캐나다의 다양성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원작 소설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소설에는 커스버트 남매를 비롯해 다이애나와 린드 부인, 조세핀 등이 나오지만 백인 일색이다. 드라마는 흑인 배시와 인디언 소녀 카??을 등장시키는 등 소설보다 더욱 확장된 세계를 보여주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있다. 왜 인디언들이 하키스틱을 만들어 백인에게 팔았는지, 왜 배시는 트리니다드 출신이며 배를 타고 망망대해를 떠돌았는지, 왜 작가 루시는 인종차별적인 생각을 가졌는지, 왜 결국 앤은 궁극적으로 행복한 결혼을 꿈꿨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유를 알기 위해서 빨강머리 앤을 인문학적인 시선으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앤을 인문학자이자 법학자인 박홍규의 시선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빨강머리 앤 인문학〉을 세상에 내놓게 된 배경이다. 삶만이 아니라 사고나 독서에서도 당당하게 자기를 드러내는 독립된 인격, 세상에서 유일한 사람이 되어 자유로이 살아가기를 바라는 모든 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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