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05:05 (수)
민족주의는 왜 국수주의가 되었나
민족주의는 왜 국수주의가 되었나
  • 이은혜 기자
  • 승인 2006.02.2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점: 미술평론가 최열 씨, 국내 미술사학사 연구 검토

미술사학자 최열 씨가 최근 ‘미술사학사 연구의 발자취와 과제’(‘한국 현대미술의 단층’, 삶과꿈 刊, 2006)라는 논문에서 국내 대학교수들의 미술사학 연구를 비판적으로 검토했다.

故 김원용 서울대 교수로부터 본격화된 미술사학 연구는 문명대 동국대, 박용숙 전 동덕여대, 안휘준 서울대, 홍선표 이화여대 교수로 이어졌는데, 이들의 성과와 한계를 총체적으로 짚었다.  

논문에 따르면, 김원용은 국수주의 비판론자였지만 세키노, 김용준, 윤희순 등의 성과를 배제하는 한계를 낳았는데, 이에 따라 문명대 교수와 박용숙 교수는 각각 김원용의 연구를 비판하고 나섰다.

문 교수는 김원용을 야나기와 고유섭의 식민사학에 빗대어 비판했고, 박 교수 역시 ‘식민지시대 미학’이라 단정 지었다. 반면, 안휘준 교수는 김원용의 연구성과를 계승·확대했는데, 그는 고유섭의 미술사학을 산문수준으로, 야나기 미술사관을 주관적 감상수준으로 보는 한편, 김재원과 김원용을 현대적 미술사학의 개척자로 높이 평가했다.

홍선표 교수는 미술사 시기구분과 재야사학자들을 비판하는 연구물을 내놓았는데, 이는 미술사학사를 이데올로기 경향에 기초해 구성한 연구사의 새로운 단계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하지만 최 씨는 지난 반세기동안 이뤄낸 미술사학사 연구들은 한쪽으로 편향된 성과임을 지적한다. 특히 1960년대 초 김원용이 맹목적 국수주의 미술사학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이런 비판의식이 대학 미술사학계를 일관하는 태도로 자리 잡음에 따라 민족주의 미술사학은 ‘국수주의 미술사학’으로 치부되어 버렸고 연구가 더 이상 지속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 씨는 “현재 대학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미술사학은 실증주의와 양식사의 관점만을 취하”고 있다며, 김용준·윤희순의 민족주의 미술사학, 고유섭의 사회경제사학, 정신사학 및 이동주의 문화권역 미술사학이 배제되었음을 비판한다.

나아가 최 씨는 “재야 또는 조선의 오랜 전통인 예원미술사학의 갈래에 대해 부정하는 태도는 하루빨리 극복해야 할 과제”라며 현 미술사연구의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이은혜 기자 thirteen@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