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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폐해···만인 평등의 자유주의 원리가 해답
신자유주의 폐해···만인 평등의 자유주의 원리가 해답
  • 최승우
  • 승인 2022.07.29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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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열린연단 ‘자유와 이성’ ⑭ 이근식 서울시립대 명예교수(경제사상)

네이버 ‘열린연단’이 시즌9를 맞이해 「자유와 이성」을 주제로 총 44회 강연을 시작했다. ‘자유’를 중심으로 인간과 자연의 본성, 재난과 질병에 대한 제약과 해방 등을 역사, 정치, 철학, 과학기술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살펴본다. 지난 9일 이근식 서울시립대 명예교수(경제사상)가 「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를 강연했다. 주요 내용을 요약·발췌해 소개한다.
제15강은 손화철 한동대 교수(기술철학)의 「기술 발달과 인간의 자유」, 제16강은 도승연 광운대 교수(정치/사회철학)의 「자유와 근대 감시 체제」, 제17강은 송지우 서울대 교수(정치외교학부)의 「자유주의에서의 평등」, 제18강은 김현주 원광대 교수(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의 「근대 동양에서의 자유: 민권과 국권」이 예정돼 있다. 
자료제공=네이버문화재단
정리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자유주의도 다른 이념들과 마찬가지로 결정적 한계를 갖고 있다. 자유주의의 개인주의 원리 로는 인간 소외와 윤리의 타락, 사회 갈등, 자연 파괴와 같은, 현대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자본주의 실패를 해결할 수 없다. 이런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서는 다른 원리가 필요한데 상생의 원리가 그것이다.”

자유는 여러 가지 입장에서 해석할 수 있으나 자유주의의 입장에서 자유의 의미를 생각해보자. 첫째, 자유는 집단이 아니라 개인의 자유이다. 둘째로 자유는 사회적 자유이다. 셋째로, 자유는 협의의 자유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권과 재산권을 모두 포함하는 인권 전체이다. 

자유는 협의의 자유와 광의의 자유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협의의 자유란 강압이 없는 자유로운 상태를 말한다. 보통 말하는 종교의 자유나 결사의 자유와 같은 선택의 자유가 이에 해당한다. 광의의 자유는 협의의 자유만이 아니라, 개인의 생명과 신체, 재산의 보장을 모두 포함한 인간의 기본권 전체를 말한다. 

이근식 서울시립대 명예교수(경제사)는 ‘상생’과 ‘인간본성’만이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극복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진=네이버문화재단

사회적 자유를 가장 중요한 사회적 가치로 보는 사회사상이 자유주의이다. 이렇게 간단히 말하기에는 자유주의의 의미가 너무 풍부하고 복잡하다. 이 때문에 외국에서나 우리나라에서나 자유주의처럼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는 이념도 드물다. 자유주의의 본 고장인 서양에서도 보수주의자와 급진 개혁주의자가 모두 서로 자유주의자임을 자처한다. 근대 서양의 대표적 사상가들 대부분 역시 자유주의자로 볼 수 있다. 

시민혁명 과정에서 형성된 근대 시민 정신을 고전적 자유주의라고 부를 수 있다. 고전적 자유주의는 16∼19세기에 걸쳐서 구미에서 민주주의, 법치주의, 자유 시장경제와 같은 근대적 사회 질서를 건설하는 데에 기초 이념을 제공하였다.

인간의 이중적 불완전성이 자유주의의 모든 중요한 주장들의 기본 근거이다. 사상과 비판의 자유가 필요한 것은, 누구나 과오를 범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이다. 근대 서양에서 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심포지엄이나 학술 잡지와 같은 공개 토론의 장이 제도적으로 정착되었던 덕분이라 생각된다.  

개인주의는 자유주의의 기본 입장이다. 개인주의는 구체적 인간인 개인만이 궁극적인 가치를 갖고 있고, 국가, 집단, 계급, 이념 등 그 이외 모든 것들은 자체로서 가치는 없고 오직 개인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수단으로서만 가치를 갖는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자유주의는 집단을 위해 개인은 희생될 수 있다고 보는 전체주의 혹은 집단주의를 반대한다.

고전적 자유주의를 자유방임주의라고도 부르는데, 이 말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여 자유주의가 아무런 규칙도 없이 무제한 자유를 허용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이다. 자유주의에서 말하는 자유는 무제한의 자유가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공정한 규칙 내에서의 자유이다. 

자유주의의 진보성과 수구성(반동성)은 늘 논란거리이다. 한편에선 자유주의를 진보적 이념으로 파악하여 지지하는 반면에 다른 한편에선 자유주의를 부르주아지의 반동적 이념이라고 거세게 비판한다. 이는 자유주의 자체가 진보성과 반동성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자 유주의의 양면성(이중성)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자유주의가 과연 무엇인지 모르는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혼란은 자유주의를 정치적 자유주의와 경제적 자유주의로 구분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자유주의도 다른 이념들과 마찬가지로 결정적 한계를 갖고 있다. 자유주의의 개인주의 원리로는 인간 소외와 윤리의 타락, 사회 갈등, 자연 파괴와 같은, 현대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자본주의 실패를 해결할 수 없다. 이런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서는 다른 원리가 필요한데 상생의 원리가 그것이라고 생각된다. 자유주의의 개인주의가 간과하는 것은 인간 생활에서의 공생이라는 측면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노사 갈등, 빈부 갈등, 지역 갈등, 세대 갈등, 농민과 소비자 갈등 등 여러 심각한 사회 갈등을 겪고 있다. 안타깝게도 주로 상생의 갈등이 아니라 적대적 갈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적대적 갈등의 원인은 제로섬 게임과 집단이기주의의 둘일 것이다. 상생의 원리에서 이런 사회 갈등을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논의를 위해 시장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정부의 성공과 실패라는 개념과 이를 확대한 자본주의와 국가의 성공과 실패라는 개념을 정리해보자. 현실에는 100%의 자본주의 경제도, 100%의 사회주의 경제도 없고 모든 경제가 두 가지가 섞여 있는 혼합경제이다. 자본주의 경제의 비중이 높으면 자본주의 경제, 사회주의 경제의 비중이 높으면 사회주의 경제라 부를 뿐이다. 

시장의 실패를 치유하고자 자본주의 경제에서 정부의 경제 개입이 시작되었다. 1929년에 시작된 1930년대 대공황으로 시작된 정부의 경제 개입은 2차 대전 이후 복지국가의 등장으로 본격화되었다. 시장의 성공과 실패가 있듯이 정부의 경제 개입에도 성공과 실패가 나타났다. 2차 대전 이후 비대해진 구미 국가들의 정부의 실패를 비판하고 등장한 것이 현대 신자유주의이다.

신자유주의는 그간 누적되어온 국가의 실패를 해소하는 데에 공헌해왔다. 그러나 반면에 자본주의의 실패를 누적시켜오고 있다. 개별 정부의 노력으로 그간 어느 정도 억제되어오던 시장의 실패가 세계화로 인하여 개별 정부의 경제 장악력이 크게 축소됨에 따라서 고삐 풀린 말 처럼 그대로 표출되고 있다. 

자유주의는 원래 계급적 한계를 갖고 있으며, 신자유주의와 같은 경제적 자유주의는 여전히 국내적으로 국제적으로 빈부 격차 확대, 대중의 생활 조건 악화, 독과점, 자살률과 이혼율의 증가, 결혼율과 출산율의 하락, 세계적 난민 증가, 환경 파괴 같은 심각한 자본주의의 실패를 낳고 있다.

역사가 보여준 것처럼 방임주의와 개입주의의 경제 정책은 서로 교대해 왔다. 방임주의가 자본주의의 실패를 누적시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입주의가 등장하고, 개입주의가 국가의 실패를 누적시키면 다시 방임주의가 등장하는 정책 교대가 반복되어왔다. 

신자유주의의 교훈은 국가의 실패가 존재함을 일깨워준 것이다. 자연의 이치인 약육강식을 벗어나기란 매우 힘들지만 이를 거부하고 약자를 도와주는 것이 윤리이다. 언젠가 만인 평등의 자유주의 원리가 국제 사회에도 실현될 날이 올 것이다. 신자유주의 극복에서 이성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인간 본성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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