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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운용 투명성 결여된 사립대들
재정운용 투명성 결여된 사립대들
  • 안길찬 기자
  • 승인 2001.07.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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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현황 공개대학 20% 불과 …이월적립금 수백억씩 남겨
어려운 살림형편을 이유로 기부금 입학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사립대들이 수백억원의 이월적립금을 남기고, 경영상태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소장 박거용 상명대 교수)가 62개 사립대의 2000년 결산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이들 대학이 남긴 이월적립금이 3천3백5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한해 이월적립금이 가장 크게 늘어난 대학은 이화여대(6백33억원)였고, 고려대(2백90억원), 경희대(2백55억원), 동덕여대(2백2억원) 등이 그 뒤를 따랐다.

이월적립금은 해당연도 재정운영과정에서 집행하지 않고 남은 예산으로 전문가들은 대학의 재정이 합리적으로 집행되지 못한 증거라고 지적하고 있다. 교육·연구환경개선에 사용됐어야 할 비용도 상당부분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삼호 책임연구원은 “이들 대학들은 등록금과 기부금 수입은 계속 늘리면서도 법인 전입금은 오히려 줄이고 있다”며 “교육비 부담을 학생들에게만 전가하고 교육기관으로서의 책임을 소홀히 하는 그릇된 행태”라고 지적했다.

대학 재정이 합리적으로 집행되지 못한점외에도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연구소는 “사립대 재정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법인과 대학의 예·결산 현황을 홈페이지 통해 공개하도록 의무화됐지만 이를 준수하고 있는 대학이 20%에도 못 미친다”고 밝혔다.

연구소측이 최근 1백25개 사립대 홈페이지를 조사·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0년 결산자료를 공개한 대학은 69곳(55.2%)으로 나타났으며, 규정대로 자금계산서, 대차대조표, 운영계산서 등을 모두 공개한 대학은 고려대, 동아대, 영남대, 한양대 등 20곳(16%)뿐이었다.

교육부는 지난 3월 사립대 예·결산 공개제도를 확대 시행키로 하고 각 대학에 예·결산서를 홈페이지에 의무적으로 공개하라고 전달한 바 있다. 경영상태를 투명하게 공개해 탈법적인 재정운영을 막기 위함이었다. 행·재정적 불이익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결산서를 공개하지 않은 사립대도 41개 대학에 이르렀다.

한편, 기부금 수입은 고려대가 6백60억원으로 사립대 중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연세대 6백31억원, 포항공대 6백13억원, 한양대 3백47억원, 성균관대 3백26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6백억원이 넘는 고려대와 연세대의 기부금 수입은 대학전체 예산의 10%를 넘는 규모다.
안길찬 기자 chan1218@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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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적립금 상위 10개 대학
1. 이화여대 63,277 6. 대구대 13,898
2. 고려대 29,047 7. 성신여대 12,701
3. 경희대 25,501 8. 건국대 11,674
4. 동덕여대 20,167 9. 계명대 11,610
5. 청주대 17,736 10. 경성대 11,358

기부금수입 상위 10개 대학

1. 고려대 66,033 6. 울산대 25,480
2. 연세대 63,073 7. 인하대 21,995
3. 포항공대 61,278 8. 경희대 21,900
4. 한양대 34,716 9.가톨릭대 15,213
5. 성균관대 32,626 10.중앙대 14,979
<단위 : 백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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