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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이 된 국가
아이돌이 된 국가
  • 최승우
  • 승인 2022.07.08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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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하이룽 지음 | 김태연 외 2인 옮김 | 갈무리 | 320쪽

중국 사이버 민족주의의 새로운 경향

우리 언론에 등장하는 ‘중국 네티즌’은 분노청년 세대와는 다른 미디어 화법으로 강한 애국심과 민족주의를 표출한다. 중국은 외국 대중문화 콘텐츠의 수입이 제한되어 있고 해외 SNS가 차단되어 있다는데 어떻게 외국의 연예인과 문화 콘텐츠에 대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접속해서 신속하게 댓글 테러를 할 수 있는 걸까? 어찌하여 이들은 자기 나라에 대해 이토록 충성스러운 것일까?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으로 ‘소분홍’을 강화된 애국주의 교육의 산물로, 정부에 의해 동원된 댓글부대로, 21세기 홍위병으로 설명하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답들은 소분홍 현상의 극히 일부만을 설명할 수 있을 뿐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중국의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주체들의 행동방식과 감정구조, 이들 간의 통합과 경쟁, 국가와 개인 사이의 다층적인 관계 등을 분석함으로써 이 물음에 대한 심층적 답을 제공한다.

이 책은 2016년에 있었던 ‘디바 출정’ 사건에 대한 검토를 통해 중국 사이버 민족주의의 새로운 경향을 심도 있게 서술한다. 미국과 중국의 연구자들은 새로운 사이버 민족주의의 역사와 동원 및 조직, 상징적 장치의 진화, 그리고 정보통신 기술, 소비주의, 팬 문화, 인터넷 하위 문화가 사이버 민족주의에 미치는 영향 및 그 정치적 결과 등의 주제를 탐구한다. 저자들은 팬덤 민족주의로 지칭되는 새로운 형태의 사이버 민족주의를 소셜미디어, 모바일 인터넷, 스마트폰, 신세대 정보통신기술로 이루어진 미디어 생태계 속에서 파악한다. 이 책은 증오, 분노, 현실세계에서의 행동을 특징으로 하던 중국의 전통적 민족주의가 왜 ‘디바 출정’에서처럼 사랑, 풍자, 가상세계에서의 행동을 특징으로 하는 팬덤 민족주의로 진화했는지 설명하고 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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