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 정년퇴임을 하는 김 교수는 최근 강정채 전남대 총장을 방문해 대학시절부터 모아온 희귀 장서와 전공 서적, 학회지 등 1만여권에 달하는 도서를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이와 함께 후학들을 위해 써달라며 1천만원을 기탁했다.
김 교수가 기증 의사를 밝힌 책 가운데는 1백년 전에 만들어진 컬러 곤충도감과 중국 일본에서 발간된 고서 등 값을 매길 수 없는 희귀본들이 많고 곤충분류학과 식물병리학 분야 전공서적들이 망라돼 있다. 또 김 교수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특징에 따라 곤충을 분류해놓은 바인더 노트도 1백20권 가량 포함돼 있다.
김 교수는 지도 학생들이 빌려간 책도 사흘이면 독촉해 돌려받고, 아들에게도 “직접 사서 보라”며 사전 한 권도 주지 않을 정도로 책에 대한 애정이 강한 학자.
“후배 교수들과 제자들이 이 책들을 이용해 학문적 가치를 높이는 것이 이 책을 가장 가치 있게 쓰는 길이라고 생각해 기증하게 됐다”고 동기를 설명한 김 교수는 “이 책을 사용한 후배 교수들이 정년 즈음에 다시 자신들의 책을 기증함으로써 후학들의 학문을 돕는 기풍이 형성되기를 바란다”고 피력했다.
김 교수는 “기증을 결심하던 날 밤, 이 책들을 구하기 위해 시간만 나면 고서점을 드나들었던 지난 시절이 떠올라 감회가 깊었다”면서 “나는 비록 힘들게 구해 공부했지만, 후배들은 보다 수월하게 공부해 학문의 지평을 넓혀가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전남대 도서관은 조만간 농업생명과학대학 분관에 별도의 서가를 마련하고, 김 교수가 기증한 책들을 한곳에 모아 그 뜻을 기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