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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 최승우
  • 승인 2022.07.01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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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 지음 | 김진성 옮김 | 서광사 | 840쪽

서광사의 헬라스 고전 출판 기획,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철학서적 전문출판 서광사는 서양 고대철학 연구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야심 찬 기획 아래, 플라톤의 대화편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술들을 1998년부터 계약하여 출판해 오고 있다. 헬라스어 원전에 대한 번역뿐만 아니라 주석까지 단 형태로 출판해 왔으며, 박종현 교수가 번역하고 주석을 단 플라톤 대화편은 『플라톤의 국가(政體)』 편(1997년, 개정증보판 2005년)을 시작으로 『플라톤의 소피스테스/정치가』(2021) 편까지 아홉 권째에 이르렀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 중 『아리스토텔레스의 토피카』(2021)에 이어 두 번째 책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을 펴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형이상학』 전체를 완역한 바 있는 김진성 정암학당 연구원이 이전 번역본을 개정하여 출간한 서광사의 새 판본은, 2007년 출간된 이전 번역본이 받은 학계의 비평과 일반 독자들의 의견들을 숙고하여, 가독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전면적으로 수정한 것이다.

최초의 완역일 뿐만 아니라 『형이상학』의 주요 용어들을 고유어로 옮겨서 참신하고 과감한 시도로 평가받았던 이전 판의 우리말 번역어들을 고쳐서, 예컨대 ‘무리’로 옮겼던 ‘genos’는 ‘유(類)’로, ‘꼴’로 옮겼던 ‘eidos’를 의미에 따라 ‘종(種)’ 또는 ‘형상(刑象)’으로, ‘밑감’으로 옮겼던 ‘hyl?’를 ‘재료’로 하였다. 옮긴이가 ‘겪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옮겼던 ‘pathos’는 의미에 따라 (수동적) 성질, 속성, 양태 등으로, ‘갖이’라는 조어로 옮겼던 ‘hexis’는 상태, 갖춤, 소유 등으로 바꾸었다.
복잡한 문장들을 간결하게 다듬고, 이전 판에서 원문에 가까운 독해를 돕고자 첨가하였으나 한편으로 시각적인 장애물로 느껴질 수도 있었던 괄호 등 각종 부호들은 가급적 줄였다. 고전 원문에 충실한 번역에 오늘날의 독자들이 한결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힘썼다.

이해를 돕기 위해 2387개에 달하는 옮긴이의 각주에서 본문의 의미를 상세하게 해설하였고, 『형이상학』 내에서와 아리스토텔레스의 다른 저술들에서 참조할 구절들, 더 자세한 이해를 위해서 함께 읽으면 도움이 될 문헌명들도 기재했다.
‘참고문헌’에서는 각주에서 언급한 자료들뿐만 아니라 약 600종의 국내외 서적과 논문의 목록을 『형이상학』의 주요 주제들에 따라 분류하여 수록했다.

부록에 실은 ‘그리스어-우리말 찾아보기’는 1850여 개의 그리스어 낱말을 표제어로 하고 그 파생어, 관용어구 등이 본문에서 쓰인 곳 약 1만여 건을 집성한 색인뿐만 아니라 각 낱말의 영어 번역어와 어원 풀이도 수록하였으며, ‘우리말-그리스어 찾아보기’는 우리말로 옮긴 660여 개의 낱말과 관련 어휘, 용례를 색인화한 것으로, 이 두 자료만으로도 150여 쪽 분량의 작은 ‘『형이상학』 사전’으로 활용할 수 있을 만한 것이다. 본문 번역의 전면적 개정에 맞게 수정하였음은 물론이다. 그 밖에 본문에 나오는 인명·지명 등의 고유명사, 그리스 속담 등도 색인으로 만들었고, 아리스토텔레스의 다른 저술들 중에서 『형이상학』 본문에 직접 언급되었거나 옮긴이가 각주에서 언급한 참조 구절들의 위치도 저술별, 구절별로 ‘찾아보기’에 모두 정리해 놓았다.

본 역주서는 번역서를 축자적으로 읽어 나가면서 본문의 의미와 그에 담긴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유를 찾아 가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가장 좋은 텍스트가 될 것이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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