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계 교수는 글을 시작하며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꿈의 해석’의 원래 제목은 ‘꿈에 관한 꿈해석’ 이며…”
이 수수께끼 같은 구절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곧 수수께끼가 풀렸다. 독일어판 전집 2, 3권 합본의 표지에는 다음과 같은 제목이 붙어 있다.
Die Traumdeutung Über den Traum
이런 제목이 붙은 것은 2, 3권 합본에는 'Die Traumdeutung꿈의 해석'과 'Über den Traum꿈에 대하여'가 같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꿈에 대하여'는 프로이트가 '꿈의 해석'을 출간한 후인 1901년에 대중들을 위하여 쓴 '꿈의 해석'의 요약본이며 '끝이 있는 분석과 끝이 없는 분석'(임진수 옮김, 열린책들 刊)에 실려 있다. 아마도 강 교수는 이것을 보고 ‘꿈에 관한 꿈해석’이라는 “원래 제목”을 생각해낸 것 같다.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에서 꿈이 잠재적 꿈생각과 검열과 명백한 꿈내용으로 형성된다는 것을 해명함으로써 인간의 역동적인 정신과정을 밝히려고 했다.”
강 교수는 “manifester Trauminhalt(manifest content of a dream, 현시된 꿈내용, 현재몽)”를 ‘명백한 꿈내용’이라고 번역했다. ‘manifest’를 ‘명백한’이라고 번역한 것이다. 여기서 ‘manifest’는 ‘나타난’, ‘현시된’, ‘현재된’ 등을 뜻하는 말이다. ‘현시된 꿈내용’은 명백하고 뚜렷하든 흐리멍텅하고 애매하든 우리가 기억하는 꿈을 말하는 것이므로 ‘명백한’은 잘못된 번역이다.
“이러한 정신과정의 구조는 후기에 가서 그것(Id:심층의식), 초자아(Super-ego:은폐된 도덕적 양심) 및 자아(ego:합리적 자아)로 대치된다.”
강 교수는 “das Es(id, 이드)”를 “심층의식”이라고 설명했는데 이것도 문제가 있다. 프로이트는 이드 그 자체는 의식 밖에 있다고 했다. “심층의식”이라고 하면 의식 깊숙이 있다는 뜻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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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보도> 위의 글 가운데 "헛소리" 등 정제되지 못한 표현은 필자의 홈페이지에 있는 글을 미처 동의를 구하지 못하고 교수신문 인터넷판에 올리는 과정에서 교정되지 못한 것입니다. 필자와 독자여러분께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