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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새로운 관점의 임진왜란사 연구' 조원래 지음, 아세아문화사 刊, 402쪽, 2005
서평: '새로운 관점의 임진왜란사 연구' 조원래 지음, 아세아문화사 刊, 402쪽, 2005
  • 최효식 동국대
  • 승인 2006.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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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왕의병 활약 조명으로 임란사 연구의 깊이 더해

한국 역사학계의 원로인 조원래 박사가 ‘새로운 관점의 임진왜란사 연구’를 출간하였다. 임진왜란은 조선왕조에 커다란 피해를 주어 국토가 유린되고 인구가 급격히 감소되었다. 중국은 명에서 청으로, 일본은 풍신수길이 망하고 덕천가강이 집권하는 등 동아시아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임진왜란사 연구는 1960년에 최영희에 의해 시작되어 1970년~80년대 이장희, 김석희, 이태진, 조원래 등에 의해 심도 있게 이루어졌다. 특히 허선도의 ‘임진왜란론’은 임란을 승리한 전쟁으로 평가하여 학계에 큰 영향을 주었다. 1990년대 국편의 '한국사' 53권 중 29권에 연구 결과가 반영되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첫째, 임란 초기 근왕의병활동에 관한 것. 둘째, 해전에서 전승한 배경과 해상의병의 활동에 관한 것. 셋째, 명의 출병전략과 목적에 관한 것으로,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활용한 새로운 관점에서 정리한 가장 큰 연구성과라 아니 할 수 없다.

먼저 이 책의 전체 내용의 목차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 책은 모두 논문 10편으로 되어 있다. 우선 각 장별로 간략하게 살피면 서장에서 임진왜란사 연구동향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은 의병활동 연구로 시작되어 80년대부터 단행본이 출간되었다. 임진왜란 발발 400주년이 되는 90년대에 연구성과는 점증되었다. 북한은 80년대 간행된 ‘조선전사’에 임진왜란은 조선이 승리한 전쟁으로 기술하고 있다. 일본은 1910년대 일제 어용학자, 관학자들에 의해 선도되어 일제 침략의 정당화 내지 합리화로 활용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근자에는 풍신수길의 조선침략을 인정하고 객관화하려는 시각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Ⅰ편 제1장에서 임란 2개월 여만에 거의 국토전역이 왜군의 수중에 들어간 것은 군적상에 관군이 존재할 뿐이고 의병이 일어난 것은 향토를 찾고 지키려는 향보의병이라고 밝히고 있다. 근왕의병활동이 호남지방에서 활발했던 까닭을 밝히고 있다. 제2장에서 왜군이 침입하자 조정은 비상대책을 세워 장수를 전선에 파견하고 도성수비에 착수하였다. 선조가 평양으로 파천하자 방어선은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저자는 첫째, 당시 도성의 상황과 양주목에 주목하였다. 양주목사 고언백의 활약을 높이 평가하였다. 둘째, 부원수 신각은 함경도 남병사 이훈과 합동으로 양주 해유령 전투를 들고 있다. 셋째, 여주목사 겸 강원도 조방장 원호와 이천부사 변응성의 남한강 마탄전투를 규명하였다.

제3장 두 차례 금산전투는 왜군의 전라도 침입을 원천 봉쇄한데 그 역할과 의의가 큰 것을 규명하였다. 이 전투는 기존의 연구와는 달리 의병진이 승리한 점을 강조하였다. 제4장 풍암 문위세의 의병황동에 대해 규명하였다. 그는  호남 운량관으로 관군, 의병군의 군량을 조달한 것은 실전의 전투활동 이상으로 평가하였다.

Ⅱ편 제1장, 조선 수군의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삼포왜란, 을묘왜변 등을 겪으면서 총동원체계로 강화되었고 수군 병력은 토병과 포작 등 해상 특수군으로 편성된 기능적 수군 조직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제2장 해방 체제를 강화시킨 점을 중시하였다. 해상의병은 수군 전력을 보강하여 조선수군이 제해전을 장악하였다고 한다. 제3장 전라좌수영군의  핵심이 되고 있는 흥양지방의 수군을 규명하였다.

Ⅲ편, 명군 출병의 본질은 조선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자국을 방어하려는 명의 전략이라고 하였다.

Ⅳ편, 임란은 조선정부의 무능력에 전적인 책임이 있고 정부와 지도층은 백성을 버리고 도망가기에 바빴다. 침략군을 물리친 것은 민중의 의병항쟁이었다. 백성들은 무수한 희생을 치르면서 마침내 승리하였다. 임란 뒤 정부는 친명배금책을 고수하여 준비없이 두 차례의 호란을 당하게 되었다. 정부는 청과의 굴욕적인 강화를 맺고 전쟁을 끝냈지만 백성은 임란때와 같이 의병항쟁이 있어 민족정신을 환기시켰던 것이다.

이 책에 대해 느낀 소감을 몇 자 적고자 한다. 첫째, 임란에 관한 우리나라, 일본, 중국, 북한의 연구성과를 활용하였고, 특히 우리의 관점에서 사안을 새롭게 정리한 점은 높이 평가받아야 될 것 같다.

둘째, 초기 상황에 집중하여 연구하였지만 그 핵심은 의병, 수군, 명군 등 임진왜란 전쟁 3주체를 모두 다루고 있는 점은 커다란 업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셋째, 근왕의병의 활약을 다룸으로써 임란사 연구의 깊이를 더 할 수 있게 한 점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넷째, 조선수군이 연전연승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차례 왜변에서 조직화된 해상특수군으로 거듭났고 기능수군으로 조직화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해상의병군의 활약을 강조하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다섯째, 이제 임란사 연구에 있어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연구를 위해 국가 차원의 연구기관 설치와 연구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최효식/동국대·국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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