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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 교수도 어려워한 히트 저작 제목짓기
김난도 교수도 어려워한 히트 저작 제목짓기
  • 유무수
  • 승인 2022.06.24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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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내 논문을 대중서로』 손영옥 지음 | 푸른역사 | 264쪽

서론과 결론의 중언부언 과감히 덜어내기
계속 출판사와 접촉하고 수정사항 따르기

박사학위 논문을 누가 읽는가? 대개 연구자 본인과 논문을 심사한 5명의 심사위원이다. 최소 5~6년간 연구여정과 뼈를 깎는 듯한 진통 끝에 통과한 학위논문을 이왕이면 단행본으로 만들어 더 많은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읽히게 할 수는 없을까? 이는 이 책을 쓴 저자의 질문이었다.

 

신문사 기자생활을 하면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손영옥 저자는 「한국 근대 미술시장 형성사 연구」(2015, 서울대)라는 학위논문을 『미술시장의 탄생』(2020)이라는 책으로 엮어낸 경험을 바탕으로 페이스북에 ‘박사논문 티 안 나는 단행본 쓰기 꿀팁’을 올렸다. 『미술시장의 탄생』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식어갈 때 책을 홍보할 의도로 몇 회 쓰려고 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예상치 못했던 반응을 접하면서 페이스북 글쓰기는 22회로 길어졌다. 이 책은 페이스북에 썼던 글을 보완한 것이다.

원고쓰기의 첫 번째 꿀팁은 ‘뭘 할 것이다’라고 예고하는 서론과 ‘뭘 했다’라고 정리한 결론의 중언부언을 과감하게 덜어내는 것이다. 그런 중언부언은 일반 독자에게 지루한 군더더기일 뿐이다.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아까운 부분은 단행본의 다른 부분에 적당히 녹여 담는 방식으로 활용해야 한다. 

저자가 일간지에서 30년 이상 활동하고 있는 기자출신이라서 출판사가 쉽게 책을 내주었을까? 『미술시장의 탄생』도 여러 차례 거절당한 후 나온 책이다. “박사학위 논문을 책으로 내고 싶은데 출판사를 어떻게 구해?” 책을 써본 적는 대학원 동료의 질문이었다. 여기서 일차적인 팁은 출판사의 문을 두드리고, 거절당하면 다른 출판사를 또 두드리라는 것이다. 

2011년 독서시장에서 『아프니까 청춘이다』(김난도 지음, 쌤앤파커스)가 대히트를 쳤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소비자학과)가 초고에 적어온 제목은 ‘젊은 그대들에게’였다. 저자에 의하면 “출판인 머리 못 따라간다.” 늘 일반대중을 염두에 두고 기사를 써온 신문기자 출신인 저자도 출판사와 함께 책을 만들어가는 단계에서 수정지시서를 받았다. 편집자가 원고에 빨간 줄을 긋고 이렇게 저렇게 고치라고 지적할 때 자존심을 뒤로 하고 열린 마음으로 수용·통합하는 의지가 필요하다.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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