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18:05 (토)
전망 : 학회장에게 듣는 신년 학술 전망과 학회운영
전망 : 학회장에게 듣는 신년 학술 전망과 학회운영
  • 신정민 기자
  • 승인 2006.01.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육과정 정상화에 발벗어 … 아시아연대 강화

지난해 학생지원 감소, 연구 인력의 고용 불안정 등 대학 구조조정의 여파는 학과의 존폐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커지게 했다. 이런 추세는 학회에 그대로 반영돼 어문계열 간의 연합을 모색케 했고, 수도권과 지방을 뭉치게 했다. 모학회를 중심으로 올해의 학회운영에 대해 학회장에게 의견을 들어본 결과 올해는 이에 대한 학회 차원의 대응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인문학과 기초과학을 중심으로 각종 연합학회들이 학문계열의 존재당위성을 천명하고, 정부와 대중들에게 한발 다가가는 활동이 펼쳐질 예정이다.

초중등 및 고등교육 교과과정 재편할 것

국어국문학회는 올 5월 서울대에서 ‘매체의 발달과 국어국문학의 관련성’이란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회장 우한용 서울대 교수는 “국어국문학 자료의 세계화를 위해 장기적 계획 아래, 영문자료집 발간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며, 학문의 생산성을 위해 중점학술회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다. 

한국불어불문학회는 올해 한·불수교 120주년, 학회창립 40주년을 맞아 기획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창립이후 처음 직선회장으로 선출된 고광단 홍익대 교수는 “우여곡절 끝에 작년 회장단이 정상화시켰던 한불사전을 올해말 편찬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중등교과 과정에서 제2외국어를 살리기 위해 고교 교사간의 네트웍을 강화하겠다”며 올해의 구체적 계획을 대신한다.

한국독어독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임종대 서울대 교수는 “올해 독어독문학60년사 편찬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문학관련 분과학회들과의 유대를 강화하고, 신진학자들에게 많은 발표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이어 임 교수는 “3년마다 열리는 아시아 독문학자대회를 유치해 올 8월에 행사를 여는만큼 차질 없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전한다.

올해 20주년을 맞는 한국노어노문학회 회장 이은순 단국대 교수는 “신진학자를 중심으로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과 어학연구를 심화시켜 내실을 다질 수 있는 학술행사를 진행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한철학회는 파행적인 논술교육에 대해 교육부에 강력히 건의하고, 대중에게 매몰된 철학의 본령을 찾도록 고민할 예정. 회장 박문현 동의대 교수는 “대학내 커리큘럼을 바로잡도록 노력할 것이며, 동북아 철학자들의 교류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한다.

한국사회학회는 학제간 소통을 모색한다. 4월에는 한국언론학회와 함께 ‘정보화 시대의 새로운 문화와 인간’이라는 주제로, 10월에는 한국정치학회와 함께 ‘한국사회에서 민주주의 거버넌스’를 공동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유럽사회학자들을 중심으로 한 국제대회와 동아시아 사회학자대회가 있어 아시아 사회학의 정체성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한다. 회장 임현진 서울대 교수는 “여력이 닿는다면 사회적 양극화에 대해 관련학회와 함께 특별 심포지엄을 해보고 싶다”라고 전한다.

올해 창립 50주년인 한국행정학회는 한국행정학 50년을 되돌아보는 작업에 열중한다. 한국행정이론의 연구경향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비판적으로 되돌아보고 현 단계를 점검한 후에 앞으로 행정학의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격년으로 열리는 한국경제학자 컨퍼런스 개최를 앞둔 한국경제학회는 2월 하순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회장인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경제학의 과학화·수리화 일변도를 극복하기 위한 고민의 연장으로, 영미식 경제학 연구와 한국적 경제학을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는지 학회 차원에서 궁리하고 싶다”며 올해의 계획을 말한다.

국제학계와의 끊임없는 교류

종이신문이 퇴조하는 등 기존의 여론형성 영향력이 재편되는 가운데 한국언론학회는 시대적 흐름을 간파해 학문적 대응책 마련과 학제간 종합연구에 중점을 두는 등 정체성 찾기에 골몰한다. 회장 김영석 연세대 교수는 “매체환경에 맞는 커리큘럼의 적극적인 개발과 외국언론학회의 참여와 수용을 통해 글로벌스텐다드를 내면화할 것”이라고 밝힌다. 

한국고고학회는 근래들어 발굴자료에 비해 논문의 수나 질이 낮았던 점을 고려해, 올해는 학회지 발행을 늘리고 심사내용도 강화시켜 학문수준을 제고할 예정이다. 또한 발굴제도나 발굴기관의 합리성과 발굴자의 윤리성에도 적잖은 역량을 쏟을 것이라고 회장을 맡은 최병현 숭실대 교수는 밝힌다.

한반도의 재해 기상 등으로 바쁜 한 해를 보냈던 한국기상학회는 올해 한국기상학의 국제화에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회장인 이태영 연세대 교수는 “학술지의 영문화와 국제화에 역점을 두는 한편, 2006년 10월 중 서울에서 열리는 한·중·일 공동기상학회를 기회로 아시아 기상학 연구와 학술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한다.

한국생물공학회는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춘천과 진주를 오갔던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역 바이오클러스터의 역량을 강화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바이오산업을 특성화한 제주도에 지부를 창설하고 심포지엄을 개최하기 위해 지자체와 협의 중이다.

지난해 ‘물리의 해’를 맞아 세계빛축제나 학술대회, 전시회 등 크고 작은 행사를 수없이 치러냈던 한국물리학회는 올해 교육의 내실화에 역량을 쏟을 예정이다.

회장인 김채옥 한양대 교수는 “7차 교육과정에서 보여준 중등 과학교육의 부실이 기초과학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어, 화학·생물·지구과학 등의 학회들과 협의해 당국에 강력하게 건의하고, 교수들은 연구 외에도 교육에 신경을 쓸 수 있도록 북돋을 생각”이라고 말한다.

‘화학의 해’이자, 창립 60주년을 맞은 대학화학회는 화학의 대중화에 중점을 두고 행사를 펼쳐나간다. 또한 6월에 국제 카이랄리티 심포지엄, 8월 국제화학교육대회를 주관해 매우 바쁜 한 해를 보낼 계획이다. 회장인 이은 서울대 교수는 “화학의 대중화와 과학교육 강화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힌다.

일반인에게 다가가는 이공계 학회들

국제심포지엄과 한국토종연구회와 연대해 WTO체제 내에서 육종자원에 대한 논의 등의 활동으로 지난 한 해를 보낸 한국육종학회는 올해 역시 예년과 비슷하게 운영된다. 회장인 정승근 충북대 교수는 “식물생명공학회와 공동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으며, 사단법인으로 체제를 전환하고, 예산확보에 신경 쓸 것”이라고 한 해 계획을 밝힌다.

춘·추계학술대회를 통해 6백여편의 논문과 해외연구자 강연, 수처리 선진화사업단 등 활기찬 한 해를 보냈던 대한환경공학회는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할 춘계학술대회 준비로 여념이 없다. 5개월의 임기를 남겨두고 있는 회장 이상은 아주대 교수는 “외국석학들을 모셔 춘계학술대회에 만전을 기하고, 학회학술지를 SCI에 등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한다.

한국식물학회와 한국동물학회, 한국생태학회 등 8개 학회의 연합인 한국생물과학협회(회장 박은호 한양대)는 예년과 같이 오는 8월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한다.

한국식물학회 회장 안진흥 포항공대 교수는 “올해 학술대회는 세포생물학쪽으로 논의될 것이며 일반인을 위한 식물학 관련 지식을 대중화하는데 앞장서겠다”라고 밝힌다. 이어 안 교수는 “학회지를 SCIE급에서 SCI로 올리는데 역점을 두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전한다.     

한국동물학회는 2007년 창립 50주년 학술행사를 준비하는데 분주한 한 해를 보낼 것 같다. 작년 9월에 회장으로 선출된 백상기 충남대 교수는 “2007년에 생물학의 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기존의 규명된 개체를 토대로 개체 내에서 일어나는 네트웍을 밝히는데 IT분야와 연계해서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한다.

대한수학회도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는다. 회장인 민경찬 연세대 교수는 “금융이나 정보과학 등 산업발전과 연대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해, 국내 연구역량을 키우고 관심을 증대시키는 데 역점을 두겠다”라고 밝힌다.

아직 대다수의 학회들이 1~2월에 이사회가 몰려있어, 이달 말쯤에야 기획과 운영방향이 정해질 예정이다.
신정민 기자 jms@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