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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사고
언어와 사고
  • 최승우
  • 승인 2022.06.03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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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이 무쓰미 지음 | 김옥영 옮김 | 소명출판 | 218쪽

언어가 사고에 영향을 미친다면 사고의 어느 측면에서,
어떠한 장면에서 관찰되는지도 고려해야만 한다.
‘사고가 다르다’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언어라고 하는 인간 지성의 상징이 인간의 사고와 어떠한 관계에 있는가 하는 문제는 한없이 넓고 깊다. 이 책은 그 일부분에 불과하고, 앞으로도 밝혀야 할 과제가 많다.

언어는 인간의 사고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
우리가 너무도 당연시하는 ‘전, 후, 좌, 우’라는 개념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언어가 있고, 자연에 존재하는 색을 표현하는 말이 아예 없거나 극소수인 언어도 있으며, 애초에 숫자라는 개념이 없는 언어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그러한 사람들은 위치관계를 어떤 식으로 표현하고, 색을 가리킬 때 어떤 방법을 취하고, 수를 전달함에 있어서 어떤 방식을 취하는 것일까. 또한 언어를 학습하기 이전의 유아나 언어를 가지고 있지 않는 동물들의 사고는 인간 성인의 사고와 어떻게 다르고, 그 차이는 역시 언어에서 오는 것일까. 나아가 각각 구사하는 언어자체는 다르지만 언어를 사용하는 환경이라는 그 자체만으로 보편성을 발견하는 것은 가능한가.

이 책 ‘언어와 사고’ 는 심리학자인 이마이 무쓰미(今井むすみ) 교수의 『ことばと思考』(岩波新書, 2010)를 한국어로 옮긴 것으로, 언어심리학자의 관점에서 언어와 사고에 관하여 다양한 시점과 질문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언어의 다양성과 이질성 안에서 사고의 보편성을 찾고, 또 그 보편성 안에서 다시 다양성으로 넓혀지는 과정을 여러 실험과 실제 사례들을 들어 소개하고, 이를 통해 가장 주관적이고 추상적일 것 같은 언어가 실은 매우 객관적이고 과학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독자 스스로 깨닫게 해준다.
이 책은 평소 언어에 흥미를 가지고 있던 독자는 물론, 공기처럼 너무나 당연해서 언어나 사고자체에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았던 독자라도 한 번 쯤은 궁금해 했을 법한 언어와 사고의 상관관계라는 주제에 쉽고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충실한 길잡이 역할을 해 줄 것이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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