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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과학기술 융합, 더 활성화해야
인문사회·과학기술 융합, 더 활성화해야
  • 이중원
  • 승인 2022.06.0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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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론_ 이중원 논설위원 / 서울시립대 철학과 교수 

 

이중원 논설위원

오늘날 융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21세기에 들어와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정보통신기술, 나노기술, 인공지능, 생명공학, 로봇공학, 뇌 과학과 같은 첨단 과학기술은 상호 결합하여 새로운 융합기술과 산업을 창조해 냄으로써 융합 혁명을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융합에는 이러한 과학기술 영역 말고도 인간의 생활세계 전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또 다른 융합이 존재한다. 바로 인문사회와 과학기술의 융합이다. 

그동안 인문사회와 과학기술의 융합은 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형태로 추진되어왔다. 우선 하나는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삶과 사회에 끼치는 심각한 사회적인 영향을 평가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적합한 대응 전략을 인문·사회과학의 관점에서 수립하는 것이다. 나노물질의 독성과 인체 위해성, 생명의 조작·편집과 인간의 정체성, 인공지능(로봇)의 윤리 등, 첨단 과학기술의 윤리적·법적·사회적 영향(소위 ELSI) 연구가 이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다음은 인류 사회가 직면한 중요한 사회적 현안을 과학기술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다. 인문·사회과학이 먼저 질문을 던지고 과학기술이 이에 응답하는 방식인데, 여기에는 과학기술이 인류 사회의 발전에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하고 할 수 있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지구 온난화, 기후 재앙, 팬데믹, 에너지 문제, 식수 고갈 및 식량 위기 등과 같은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뿐 아니라, 경제적 가치의 창출은 미흡하지만 해결이 공동체의 사회적 가치를 높여 주는 사회의 소외된 영역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마지막으로 인문·사회·예술 분야의 주요 내용이 과학기술의 연구개발 및 산업화에 녹아들도록 하는 것이다. 인간의 감성·이성·도덕성·예술성 등을 기술과 융합하여 휴머니즘에 기반한 기술혁명을 이끄는 것이다. 가령 인공지능(로봇)의 잘못된 판단과 행동에 대해 설명의 책무를 부여한 ‘설명가능한 인공지능’(소위 XAI)의 연구개발, 도덕성을 갖춘 인공지능을 향한 ‘인공적인 도덕 행위자’(소위 AMA) 연구개발 등이 좋은 예일 것이다. 또한 인간의 심리적인 불안 증상을 치유하는 디지털 치료제의 개발,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이 가능한 예술 인공지능(로봇)의 개발 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인문사회와 과학기술의 융합은 지속가능하며 책임 있는 그리고 휴머니즘에 바탕 한 21세기 과학기술문명 사회를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융합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나 EU 등에서 시작한 이러한 융합에 발맞추어 우리나라도 21세기 벽두부터 나노기술과 신경과학의 ELSI 연구, 생명의료윤리와 인공지능(로봇)윤리의 정립, 사회문제 해결형 과학기술 연구, 전통문화를 포함한 인문·사회·예술의 감성과 과학기술의 융합 등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그 적용 대상 및 범위가 매우 제한적이며 지원 규모 역시 매우 작은데다, 방향 또한 경제적 가치를 포함한 단기적인 성과의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어, 보다 적극적이며 중장기적인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 

이중원 논설위원
서울시립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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