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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창간호 2만여점 보유···활용 나선 가천박물관
잡지 창간호 2만여점 보유···활용 나선 가천박물관
  • 최승우
  • 승인 2022.06.0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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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콘텐츠화···잡지 창간사 빅데이터 분석도

가천박물관과 한국출판학회가 공동주최한 ‘한국잡지 120년, 시대를 말하다’ 학술대회가 지난달 28일 코엑스 컨퍼런스 룸에서 열렸다. 잡지 창간호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잡지 창간호에 담긴 시대정신을 고찰하는 기회였다.

이 날 기조발제를 맡은 이장석 가천대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는 창간호 잡지의 보존과 활용에 대해 발표하며 “잡지 창간호들을 디지털 아카이브로 발현해야 한다”며 역사적 의미와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동시대의 역사와 시대정신을 담은 잡지 창간호는 그 자체로 중요한 문화역사적 사료로서 앞으로 연구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한 “가천박물관은 이러한 자료들을 다수 소장하고 있고 이번 기회를 통해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모든 자료를 공개했다”라고 이 교수는 밝혔다. 

잡지 창간호를 활용하기 위해 그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장점을 동시에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디지로그(digilog)적 관점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후속세대를 위해 콘텐츠 유통 측면에서 쉽고 흥미로운 내용으로 카드뉴스를 제작하거나 가천박물관을 비롯해 잡지 창간호를 메타버스 콘텐츠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잡지 창간호 제작 당시 한자로 쓰인 점을 감안했을 때, 이를 한글로 전환해 오디오북으로 제작하는 것도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가천박물관은 잡지 창간호 2만여 점 이상을 보유하며 국내 최대 소장처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 ‘대한자강회월보(1906)’와 ‘낙동친목회학보(1907)’, 근대 종합 잡지의 효시인 ‘소년(1908)’ 등 잡지 창간호를 비롯해 잡지 발행 기관조차 보유하지 않은 자료도 소장하고 있다. 이길여 가천대 총장은 1970년대 병원 업무로 바쁜 와중에도 창간호를 모았고, 의사가 된 이후로는 스스로 간행물을 발행했을 정도로 신문과 잡지 창간에 대한 애착이 컸다. 수집 활동에도 적극적이어서 전국에서 고서와 유물을 기증하겠다는 사람들이 몰려왔고 귀중한 문화유산의 보존과 전시를 위해 가천박물관을 건립했다. 가천박물관에는 모든 일반 시민과 대중이 박물관의 소장품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박물관 설립자인 이길여 총장의 철학이 깃들어 있다. 

가천박물관이 현재 소장 중인 2만여 점 이상의 잡지 창간호는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으로 가치를 지닌 중요한 기록 자료들이다. 하지만 박물관 업무가 ‘보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연구자나 학생 등 창간호 자료에 대한 이용자들의 ‘활용’에는 한계가 따른다. 그래서 기록정보는 관리와 보존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해당 기록정보를 얼마나 제대로 활용하는지에 따라 그 의미와 가치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 교수는 “향후 잡지 창간사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시도하려고 기획하고 있다”라며 “현재 가천박물관에서 창간사에 대한 디지털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라고 했다. 디지털화가 마무리되면 다양한 연구 분야와 주제에서 의미연결망이나 토픽모델링을 활용한 빅데이터 연구가 가능해진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가천박물관이 소장한 방대한 양의 잡지 창간사에 대해 다양한 연구 분야의 교수들과 질적, 양적 연구결과를 축적한다면 잡지·출판 학계에 상당한 의미의 연구성과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총 두 세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잡지 창간호를 소장하고 있는 가천박물관 소개 및 잡지 창간호의 의미와 가치를 밝힌 연구 발표가 이어졌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잡지로 보는 일제강점기 - 일제강점기 발간잡지의 창간호를 중심으로 △한국 최장수 잡지 <경향잡지>의 120년 시대정신 △1930년대 잡지 ‘삼천리’ 여성관 연구 △교육잡지 창간호에 나타난 시대와 교육관 순으로 발표가 진행됐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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