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若烹小鮮이란?
若烹小鮮이란?
  • 김풍기 교수
  • 승인 2005.12.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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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기다리는 마음

 

김풍기 (강원대·한문학)

'노자’를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삶는 것과 같다.”(治大國, 若烹小鮮, 60章) 무엇이든 자연스럽게 두면서 지켜보는 것이 가장 좋은 정치라는 의미다.


작은 생선을 삶아보면 생선의 모양에 조금도 흠이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어떤 요리든 마찬가지겠지만 생선 매운탕도 뚜껑을 자주 열어보면서 젓가락으로 속을 휘젓는다면 생선의 모양을 유지하는 것은 고사하고 그 맛도 엉망이 될 것이다. 되도록 요리가 익을 때까지 두고 기다리는 마음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시대가 급변하면서 대학의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변화의 와중에서 어떻게 좋은 교육을 제공하고 높은 연구 성과를 낼 것인가는 모든 대학의 관심사다. 그 목표를 위하여 각 대학은 수많은 규정과 새로운 제도를 개발하고 시행하노라 야단법석이다.


자칫 목표치를 향해 잘 가고 있는 구성원들을 휘저어 엉뚱하고 맛없는 요리를 만드는 것은 아닌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공부하고 가르치느라 정신 없을 학교의 구성원들이 행여 새로운 규정을 익히느라 정신을 빼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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