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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출판문화원, 한국어 최초 출간
경희대 출판문화원, 한국어 최초 출간
  • 방완재
  • 승인 2022.05.24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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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문명에 대한 최초의 기록, 고대 마야문명 이해의 결정판”

경희대학교(총장 한균태) 출판문화원이 마야문명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자 종합 사료인 <란다의 유까딴 견문록>을 출간했다. 이 책은 마야문명 연구에 필수적인 사료이다. 고대문명 가운데서도 마야문명에 관한 사료는 특히 적어서 거의 유일하다고 할 정도로 희귀하다. 이 책은 16세기 가톨릭 신부 디에고 데 란다가 남긴 기록으로, 마야문명 정복의 역사부터 주변의 지리, 마야인들의 정치, 사회, 문화, 종교, 성과 사랑, 인신공양 풍습, 건축, 문자, 음식, 의복, 환경 등을 세세하게 담고 있다.

사실 원전의 양은 많지 않다. 최초로 간행된 <란다의 유까딴 견문록>은 (현재에는 유실된) 란다 원본의 요약 필사본이 발견되어, 이를 1864년 브라쉐르가 번역 출간한 것으로, 마치 오래된 이야기책처럼 쉽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우리에게는 낯선 마야 원주민의 역사, 문화, 종교 등을 접할 때면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에서 오지 원주민들의 완전히 새로운 생활과 문화를 접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인신공양 풍습에는 마치 공포영화처럼 오싹한 구석도 있다. 이 책의 영어와 프랑스어, 독일어 등의 유럽어 번역본은 100여 년 전에, 일본어판도 1982년에 이미 출간되었다.

경희대학교 스페인어학과 송영복 교수는 이 책의 중요성을 깨닫고 멕시코 유학 시절인 1995년부터 번역해 꼬박 20년 후인 2014년에 탈고하였다. 본문의 양은 많지 않지만, 지금 출간된 《란다의 유까딴 견문록》에는 번역자가 일일이 작업한 본문의 몇 배가 되는 양의 각주와 해설이 덧붙어 있다. 가리바이본, 토설본, 레온본 등 이 책의 각종 판본을 비교한 주석과 해설을 더한 3,500매에 걸친 방대한 작업이다. 500여 년 전 마야의 이야기이다 보니 등장하는 이름, 지명, 용어, 역사적 사실 등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다.

어렵게 번역을 마치고도 출간할 출판사를 몇 년 동안 찾지 못하자 송영복 교수는 온라인 매체인 〈오마이뉴스〉에 이 책의 출간 필요성을 절절하게 토로하는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중요한 책이 분명한데도, 대중성을 최우선 하는 최근 출판 시장에서 번번이 출간이 막히자 쓴 글이다. ‘당장 팔리지 않더라도 이러한 책은 꼭 출간되어야 한다’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는 “얄팍한 정보마저도 마야문명의 경우는 오류와 왜곡이 넘쳐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메리카 대륙의 대표적 고대문명 중의 하나인 마야문명에 대하여 좀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는 사료가 한국말로 번역되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내 작은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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