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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리포트] 실천가능한 기초학문육성
[교육부 리포트] 실천가능한 기초학문육성
  • 교수신문
  • 승인 2001.07.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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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7-09 18:53:55
엄상현/교육인적자원부 학술학사지원과장

기초학문이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는 사실은 교육현장 뿐만 아니라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교육인적자원부도 익히 파악하고 있는 사실이다. 교육부도 여로모로 현재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교육부가 직업능력개발원에 수탁해 완성한 ‘학문분야별 고급인력 수급전망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기초학문분야의 박사실업은 이미 그 한계를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학의 경우만 놓고 보면 인문계열 박사들의 미취업률은 98년에 73.1%에 이르렀고, 99년 79.5%, 2000년 80.4%로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2000년 기준으로 보면 10명 중 8명이 실업상태란 결론이다. 99년을 기준으로 세부학문분야별 취업률은 국문학 13.8%, 역사학 31.1%, 철학 16.1%, 영문학 16.1%, 외국문학 26.8%로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과학쪽도 형편은 마찬가지로 해마다 갈수록 학생들의 지원이 줄어들고 있다.

기초학문육성위 방안 마련중

기초학문이 육성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기초없는 응용학문의 발전은 사상누각일 수밖에 없으며, 그것은 곧 왜곡된 학문구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교육부는 예산확보를 통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
그 주된 것으로 지난 4월 20일 교육부는 기초학문육성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이 위원회는 기초학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여론이 수렴된 종합적인 기초학문 육성방안을 마련하여 정부에 제안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인문사회계와 과학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는 이미 수차례 토론을 갖고 기초학문이 처한 현실을 면밀히 진단하고 있다. 그리고 조만간 그간의 연구과정에서 논의된 내용들이 종합돼 제안될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의 제안을 토대로 교육부는 올해 안으로 실행방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가능한 것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으로 있다.

이 과정에서 교육부는 학계로부터 가능한 많은 의견들이 적극적으로 개진되어 활발히 논의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기초 학문의 특성과 현 상황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당사자들이 직접 보다 합리적이고 현실성 있는 육성방안을 마련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대체로 보면 이런 종류의 육성방안을 수립하는 과정을 보면 예산지원 등 주로 정부가 수행해야 할 부분만을 강조해 막대한 재정지원을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계획은 설득력이 약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

계획이 실천설을 담보하기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재정지원이 뛰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예산이 교육촵연구 활동을 보다 더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는 있다. 그러나, 국가예산이란 언제나 부족하기 때문에 주어진 예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 또한 예산의 규모만큼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계획이 설득력을 가져 충분한 예산을 얻기 위해서는 면밀한 사전 검증과 그로 인한 얻을 수 있는 성과와 효과를 어느정도 투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물론 기초학문의 특성상 응용학문과 같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항은 충분히 감안돼야 한다.

중복투자 비효율적 구조 개선

예를 들면, 기초학문 분야의 인력 수급과 관련하여 대학의 학생정원은 학위과정별로 적절히 운영되고 있는가. 전공부문이나 교양부문에 있어 기초학문의 교과들의 교육과정은 체계적으로 구성되고 있으며 질적으로 수월한가. 기초학문의 연구는 개별 대학내, 전국 대학간 그리고 연구소들과의 역할관계에 있어 체계적으로 구성촵운영되고 있는가. 예산배분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가. 이와 같은 의문에 대하여 긍정적인 해답을 줄 수 있는 방안들이 모색되어 기초학문육성방안에 종합적으로 수렴되어 나타나야 한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 전체 대학과 관련 연구소의 기초학문에 대한 교육과 연구의 구조를 분석하고, 기초학문의 활성화에 필수적으로 요청되는 구조의 변화를 제안하고, 이 변화된 구조가 활력있게 운영될 수 있는 지원방안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중복투자로 인한 비효율성을 제거하지 않고서 재정지원만 늘릴수 없는 것이 정부의 형편임을 대학도 인정해야 한다.

이번 기회가 학문의 불균형 발전에 대한 비판적 논의를 종식시키고, 모든 학문이 고루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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