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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이 선정한 2005년의 안타까운 일
교수들이 선정한 2005년의 안타까운 일
  • 이민선 기자
  • 승인 2005.12.19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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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교수 사태’ 충격…사회적 빈곤 심각

발을 동동 구르게 한 자연재해도, 人災도 없었던 2005년에는 과연 어떤 사건들이 교수들을 안타깝게 했을까.

'황우석 교수 사태’(58.0%)는 교수들에게도 가장 안타까운 일이었다. 아니 그것은 차라리 충격과 그에 이은 배신감이었다. 그 배신감은 황 교수 뿐만 아니라 그를 영웅으로 만들었던 국내 언론에게도 향했다.

노진철 경북대 교수(사회학)는 “지난 5월 네이처 지에서 문제를 제기했을 때 솔직히 고백했더라면 한국 과학계 전체가 국제적인 신뢰를 상실할 위기에 처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철 경상대 교수(식물자원환경학) 역시 “아직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지 알 수 없지만 눈부신 과학발전에 비해 당사자인 과학자들의 의식이 더불어 성숙하지 못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교수들은 이번 황우석 교수 사건을 계기로 학계가 한 단계 발전할 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헌 서울대 강사(고전그리스문학)는 “언론이나 과학 연구 분야 모두 인간을 위한 윤리적 논의가 심화 되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또 이순예 서울대 강사(독문학)는 “인문학 분야에서 과학의 윤리 혹은 계몽의 한계 설정 문제를 논의해왔더라면 현재와 같은 비용을 치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라며 인문학자들의 분발을 요청했다.

‘사회적 빈곤은 심화’(9.5%)되고 있지만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조차 없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의 삶은 눈물을 흘리게 하는 일이었다.

홍양희 한양대 강사(한국사)는 “경제 악화 속에서 자살을 택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양산하고 있는 한국경제의 현실과 그에 둔감한 국가의 위정자들의 행태에 화가 난다”라고 분개했다. 또, 신정완 성공회대 교수(경제학)는 전기료를 내지 못해 촛불을 켜고 지내다 화재로 죽은 여학생을 언급하며, “우리 사회 빈곤 문제의 실상, 가장 낮은 자리에 위치한 사람들의 참혹한 사정을 여실히 보여준다”라고 지적했다.

‘대책 없는 쌀 개방과 연이은 자살’(6.0%)도 가슴 아픈 사건이다. 정종훈 연세대 교수(신학)는 “쌀 협상 국회 비준안 통과로 우리 농민의 생존권이 박탈됐다”라며 안타까워했고,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역사교육)는 “오랜 유예기간 동안 정부가 농업과 농민 살리기에 타성적으로 대응하다가 현실불가피론을 운운하며 무력하게 법안을 통과시켰다”라며 정부의 안이한 자세를 비판했다.

교수들은 ‘철 지난 이념대립’(3.5%) 역시 아쉬운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혜숙 경상대 교수(사회학)는 맥아더 동상 철거 논란을 지적하며 “탈냉전 시대에 다시 이념이나 이데올로기 등을 둘러싸고 한국사회에 재현되는 것 같아서 안타깝고, 폭력적인 의사표현 방법도 아쉽다”라고 말했다. 신주백 서울대 책임연구원(한국사)은 “강정구 교수의 발언은 학문적 근거가 있는 주장임에도 여전히 이념공세의 희생양이 되는 우리 사회의 이념적 대결을 극명하게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행정수도이전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2.0%)도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시각은 상이했다. 신복룡 건국대 교수(정치외교학)는 “행정수도분할이 재앙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낸데 반해, 최석기 경상대 교수(한문학)는 “행정도시특별법에 대해 헌법소원을 낸 것은 장기적인 국토 균형발전에 관심이 없는데서 연유한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외에도 교수들은 ‘군대 내 살상 및 폭력사건’, ‘비정규직 문제 미해결’, ‘동아시아냉전 미해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탄압’ 등을 안타까운 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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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회 회장 2005-12-26 15: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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