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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청년
세상의 모든 청년
  • 최승우
  • 승인 2022.05.05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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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사람들 지음 | 호밀밭 | 228쪽

최근 청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2030’의 정치 참여가 ‘캐스팅보트(Casting vote)’로 분석되며 선거 결과에 주요한 지표로 작용하기도 했고, 윤석열 정부의 출범 이후에도 다양한 청년 정책이 제안·개발되고 있다. 기업에서는 ‘MZ세대’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한 서비스와 마케팅을 끊임없이 쏟아낸다. 공정에 민감하며 새로운 서비스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청년’은 그렇게 우리 사회에서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한 번쯤 질문하게 된다. 우리 사회가 지시하는, 호명하는 ‘청년’이란 도대체 누구일까? MZ세대, 2030, 이대남, 이대녀, 90년대생 등 수많은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사회와 미디어가 그려내는 '청년'의 모습은 사실 아주 한정적이다. KBS 〈질문하는 기자들Q〉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언론이 소비하는 청년'의 70% 이상은 서울에 살고 있고, 인터뷰 등에 등장하는 이들의 절반 이상이 대학생이거나 직장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드넓은 캠퍼스를 누비는 대학생, 열정과 패기로 똘똘 뭉친 신입사원이라는 한정된 이미지 밖 '청년'들의 목소리는 어디에 있을까? 그들의 삶은 과연 정치권과 미디어가 대변하는 '청년의 삶'에 포함되어 있을까? 청년을 세대와 사회적 관점으로 해석하고 분석하는 거대 담론은 늘어가지만, 그 사이에서 청년 개개인의 목소리는 오히려 작아져만 간다.

『세상의 모든 청년』은 학교 밖 청소년, 보호종료아동(자립준비청년), 장애인, 북한이탈주민 청년 등 기존 청년 담론이 포섭하지 못했던 소외된 이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았다. 그간 미디어와 정치권이 주목하지 않았거나, 다루더라도 좀처럼 ‘청년’으로 묶지 않고 슬그머니 제외되던 사람들이다. 저자들은 서로 다른 세대와 입장에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쉽게 연민하지 않고, 상대를 알아가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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