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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저임금 노동’이 아니라 ‘인적투자’가 답이다
중국, ‘저임금 노동’이 아니라 ‘인적투자’가 답이다
  • 유무수
  • 승인 2022.05.0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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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읽기_『보이지 않는 중국』 스콧 로젤 외 1인 지음 | 박민희 옮김 | 롤러코스터 | 356쪽

전 세계 무역 30% 연관된 중국이 세계경제 좌지우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는 농촌·도시 신분 배정이 장애물

저자는 해결책을 발견할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문제를 명확하게 드러내고자 했고, 최근 중국지도자들은 교육투자를 잘 했으며 해결해야 할 문제가 너무 크기 때문에 더 잘 해야 하며, 도시와 격차가 극심하게 벌어지며 소외되고 있는 농촌마을의 교육에 좀 더 신경을 써서 중국을 잘 발전시키자고 했다. 중국 경제는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중국의 농업, 경제, 교육을 기반으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는 ‘중국농촌교육행동프로그램(REAP)’ 팀에서 활동하는 스콧 로젤과 내털리 헬 두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들에 의하면, 중국의 성공은 미국의 지배력을 훼손하고 세계의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패권경쟁의 담론이 서구에서 유행하고 있지만 중국이 곤경에 처할 때 세계에 끼치는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훨씬 크다. 중국은 전 세계 무역 30%와 관련되어 있으며 지난 수십 년간 세계의 가장 중요한 성장동력이었다. 이 동력이 힘을 잃으면 세계경제가 큰 낭패를 겪을 수밖에 없다. 저자가 인용한 언론인이 제시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전쟁이다. 중국이 몰락의 흐름으로 빠질 때 “빠른 경제성장과 민족주의”를 내세워 정통성을 지탱한 중국 공산당은 센카쿠열도나 남동중국해에서 군사도발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멕시코 추락과 중국의 부상

멕시코는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까지 ‘마킬라도라(저임금노동력을 이용한 수출 산업단지)’를 통해 세계 기업을 끌어들였고 중진국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잉여노동력이 고갈되면서 임금이 오르기 시작했고 저임금 일자리는 중국으로 빠져나갔다. 전환기의 상황에서 멕시코 노동자들의 낮은 교육수준(당시 평균적인 노동자들은 8년 정도의 교육을 받음)은 투자자들에게 공장을 업그레이드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는 근거였다. 그 이후 멕시코는 가난의 만연과 범죄의 급증에 시달리는 나라로 추락했다. 저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어떤 나라도 고등학교 취학률 50% 미만에서 멕시코와 같은 중진국 함정을 피한 나라는 없다. 저자들은 중국이 한국·대만·아일랜드처럼 중진국을 넘어서 선진국 방향으로 발전해가려면 인적자본(교육)에 대한 투자를 국가 차원에서 적극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에 의하면 한국은 1960~1970년대에 노동시장이 필요로 하기 전에 정부 고위층이 교육에 우선순위를 두는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중진국 함정을 극복하는 토대를 다질 수 있었다. 반면, 중국 지도자는 오랜 기간 교육을 소홀히 여겼다. 마오쩌둥 27년 통치의 문화대혁명 기간(1966~1976)에는 정치적 이유로 모든 대학과 인문계 고등학교가 문을 닫았고, 그 다음의 덩샤오핑 집권기에도 중등교육은 후순위였다. 그 결과 2015년 기준, 중국노동가능인구 70%가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으며 이는 멕시코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다. 

 

교육으로 중진국 함정 탈피

스콧 로젤 저자는 언론의 헤드라인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 ‘보이지 않는 중국’, 바로 인구 비중이 64%인 농촌이 중국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20세기 후반부터 2010년대 초의 중국 농촌에서 18~40세의 노동가능한 남성을 만나기 어려웠다. 몇 십 년 동안 농촌에서 도시로 최소 3억5천 만 명의 인구이동이 일어날 정도로 중국 경제는 호황이었다. 

그러나 2016년 이후 상황이 급변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공장들은 임금이 더 싼 베트남이나 에티오피아, 방글라데시 등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저자는 중국 농촌 거리 거의 모든 곳에서 젊은 남성을 쉽게 발견했다. 도시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이들은 절망과 분노를 안고 귀향했다. 발전경제학자인 저자는 중국이 중진국 함정을 극복하고 계속 발전해나가려면 세 가지 구조적 장애물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째, 태어나는 순간부터 농촌 또는 도시 신분을 배정받는 후커우(戶口, 주거지등록)제도다. 이 신분은 부모의 신분에 따라 결정되며 도시인과 농촌인은 불평등하게 분리된 경제 시스템의 지배를 받는다. 의료보험, 주택, 사회보장, 교육 등에서 도시와 농촌은 별개의 국가처럼 운영된다. 농촌 아이들은 도시 공립학교에 다닐 수 없다. 둘째, 지방관리들이 교육, 보건, 영양 등의 예산을 결정하는 분권화된 재정 시스템이다. 빈곤농촌지역은 교육이나 보건에 대한 구조적 투자부족이 일어난다. 특히 교육과 보건 등은 중앙집권화해서 지원해야 한다. 셋째, 단기적 성장에 과도한 집중이다. 지방 지도자들은 단기간에 성공을 거둘 때 승진으로 보상받는다. 따라서 장기적인 사고를 하지 않게 된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은 ‘추천의 글’에서 수십 년간 급속한 경제성장을 경험한 대한민국 국민은 ‘중국 어딘가에 곪아가는 문제가 있을 텐데….’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박민희 번역자는 ‘옮긴이의 말’에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정치·사회적인 변화들을 함께 다루며 중국 농촌의 현실을 입체적으로 조명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중국 당국은 강력한 감시시스템으로 인터넷과 언론을 통제하면서 상하이를 무지막지하게 봉쇄했다. 어딘가를 곪아 터지게 할 방법이다. 이 같은 상황은 ‘허심탄회한 논의, 합리적 타협, 진실, 공정, 자율, 창의, 인간의 존엄성 등’을 후순위로 두는 중국 정치 지도자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중국이 일류 국가로 갈 수 없는 구조적 장애물로 공산당의 오만과 폭력, 표현의 자유 억압 등 정치·사회적 문제를 직설적으로 지적했다면 중국에서 계속 연구활동을 할 수 있을까.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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