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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협동의 힘’…세계 최초 폐기물 재활용 PVA 필름
‘산학협동의 힘’…세계 최초 폐기물 재활용 PVA 필름
  • 교수신문
  • 승인 2005.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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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유기겔클러스터사업단, LCD용 PVA 필름 국산화 성공

산업자원부가 지원하는 지역R&D클러스터사업단이 출범 만 1년 만에 큰 개가를 이루며 ‘산학협동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9일 영남대는 유기겔클러스터사업단(단장 류원석, 섬유패션학부)과 섬유관련 중소기업 (주)텍스테크(대표이사 신재균)의 공동연구결과, 세계 최초로 폐(廢)부직포를 재활용해 LCD용 PVA(폴리비닐알코올) 필름을 제조하는 획기적 신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국내 최초로 PVA 필름 양산체제를 구축해 국산화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PVA 필름은 선글라스에서부터 핸드폰, 카메라폰, 컴퓨터 모니터, 벽걸이TV, 프로젝션 장치, 옥외광고판 등 편광필름을 사용하는 TFT-LCD 제품에는 반드시 필요한 핵심부품. 뿐만 아니라 인조대리석 제조용 필름, 분리필름, 수용성 필름, 내산소투과성 포장필름 등에도 활용되며 고부가가치를 낳고 있는 21세기형 신소재다. 특히 물에 잘 녹는 PVA의 성질 때문에 인체에 전혀 유해하지 않는 친환경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PVA 필름은 전량 일본에서 수입되어 왔다. 일본의 일부기업만이 PVA 특성조절기술을 독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핸드폰이나 카메라폰 제작 시 필요한 폭 1m PVA 필름은 Kg당 5만원, 컴퓨터 모니터나 벽걸이 TV 제작에 필요한 폭 2m 이상 PVA 필름은 kg당 1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높은 수입원가와 낮은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국내 관련업체들은 일본으로부터 수입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었다. 더구나 만성적인 수급불균형까지 겹쳐 국내기업들은 2중3중고를 겪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영남대 유기겔 클러스터사업단과 (주)텍스테크가 힘을 합쳐 그동안 쓸모없이 폐기되던 PVA 폐부직포에서 최첨단 신소재를 얻어내는 신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은 획기적 성과다. 산업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의 피해를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국내 PVA 필름 시장에서는 연간 1천억 원 이상의 수입대체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나아가 2005년 현재 5조원 규모에 달하는 세계 LCD용 광학필름시장에서는 국내 관련 산업의 가격경쟁력 제고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쾌거는 대학의 고급연구력과 기업의 우수기술력이 협력했을 때 나타나는 ‘윈-윈’ 효과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그 한 축을 담당한 영남대 유기겔클러스터사업단은 지난해 10월 산업자원부로부터 지역R&D클러스터 총괄센터로 선정돼 9년 동안 총 270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되는 ‘융합형 첨단 유기겔 신소재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PVA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인 류원석 영남대 섬유패션학부 교수를 총괄책임자로 포항공대, 금오공대, 경일대, KAIST, 인하대, 충남대, 경북대, 전북대, 가톨릭대 등 전국 9개 대학과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한국섬유기계연구소, 차세대바이오환경기술연구센터, 지역협력연구센터 등의 연구기관에서 전문연구진이 참여하고 있으며, (주)코오롱, (주)LG마이크론 등 대기업과 중소업체들이 사업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산업자원부와 경상북도가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명실상부한 산학연관 클러스터사업이다. 

그 일환으로 사업단은 지난해 출범과 함께 (주)텍스테크와의 산학협동연구에 들어갔다. 사업단 내에 (주)텍스테크의 지부연구소를 설치하고 사업단 연구원 10여명과 (주)텍스테크의 파견 개발자 4명이 기술개발에 매달린 결과 1년 만에 괄목할 성과를 낸 것.

이에 대해 유기겔클러스터사업단장 류원석(柳垣碩, 40) 교수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제품생산으로까지 연결시키는 데 통상 5년 이상이 걸리는 점을 감안한다면 괄목할 만한 성과”라며 “대학의 고급두뇌와 기업의 풍부한 현장경험이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평가했다.
   
 또 다른 한 축을 담당한 (주)텍스테크는 1993년 경기도 포천에서 일반섬유 제조업체로 출발해 96년 국내 최초로 PVA를 이용한 수용성부직포 ‘솔텍스(Soltex)'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이 분야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한 유망 중소기업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로 망사와 수용성부직포 합지제품 개발에 성공했으며 역시 세계 최초로 상온에서 물에 녹는 특수섬유를 개발하는 데도 성공해 2001년 1월에는 신기술개발업체로 지정되었고, 올해 초 환경경영시스템 국제인증(ISO14001)을 획득한 견실한 업체다. 

그러나 (주)텍스테크에게도 고민은 있었다. PVA를 이용한 제품생산 후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연간 수 천 톤 이상의 폐부직포를 전문처리업체에 위탁해 친환경적으로 폐기처분하기 위해 연간 1천만 원 이상의 비용을 지출해야 했기 때문.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폐부직포의 처리 및 재활용방안을 백방으로 모색해오던 (주)텍스테크 는 2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지난해 드디어 영남대 유기겔클러스터사업단을 만나게 됐던 것.
 
 “한국무역협회와 서울대의 추천으로 영남대 유기겔클러스터사업단을 찾게 됐다”고 밝힌 신재균(申裁均, 45) (주)텍스테크 대표이사는 “영문학을 전공한 비전문가가 이런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대학의 전문연구진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이디어의 사업성 판단에서부터 신기술개발과 특허출원에 이르기까지 사업단의 전문적인 조언과 지원을 받았다. 이제 LG, 삼성 등 대기업의 검증절차를 남겨놓고 있지만 이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기대되며, 중소기업도 최소한 한 분야에서만큼은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영남대 유기겔클러스터사업단과 (주)텍스테크는 계약을 통해 폐부직포를 재활용한 기타 PVA 관련제품의 기술개발연구는 사업단에서 독점적으로 진행하며, PVA 제품의 원료가 되는 폐부직포 공급문제는 (주)텍스테크가 중국의 부직포 제조업체와 제휴를 통해 해결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앞으로 더 큰 성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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