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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진 서울대 명예교수 '향가해독법연구'로 한국학저술상 수상
김완진 서울대 명예교수 '향가해독법연구'로 한국학저술상 수상
  • 최승우
  • 승인 2022.04.28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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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어 해독·고대인의 문학작품을 재현한 고전
김완진 서울대 명예교수(국어국문학).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안병우)은 제3회 한국학저술상 수상작으로 김완진 서울대 명예교수(국어국문학)가 쓴 『향가해독법연구(鄕歌解讀法硏究)』(서울대 출판문화원, 1980)를 선정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이 책은 우리나라 현존 최고(最古)의 문학작품인 향가를 철저한 원전 비판과 엄격한 어학적 기준을 통해 해독한 국어학과 국문학 연구의 고전이다.

올해로 제3회를 맞이한 한국학저술상은 우수한 한국학 관련 도서를 발굴해 학문 발전과 학계 연구 분위기 조성에 이바지하고자 재단법인 산기와 공동으로 제정한 상이다. 제1회 수상작인 고 김용섭의 『김용섭 저작집 1~9』에 이어, 제2회에서는 한국 고인쇄 기술의 역사를 집대성한 고 김두종의 『한국고인쇄기술사』를 수상작으로 선정한 바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이번 제3회 한국학저술상은 본 상의 제정 의의를 고려하면서, 저자의 학문적 업적과 중요성, 학계에 미친 영향, 역대 선정작과의 연속성과 분야별 다양성 등을 두루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평생을 국어국문학 분야에 쏟은 노고를 인정하고 기념하고자 김완진 교수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본 수상작을 집필한 김완진 명예교수는 국어학, 특히 음운론에 집중하며 서울대에서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쳤다. 현재 대한민국학술원 정회원이며 국어국문학회·국어학회·한국언어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 등을 거쳤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제3회 한국학저술상 수상작인 『향가해독법연구』를 비롯해 『향가와 고려가요』(2000), 『음운과 문자』(1996), 『국어음운체계의 연구』(1971) 등 17권의 저서와 150여 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한 김 교수를 손꼽히는 국어학자라고 밝혔다. 주요 수상으로는 세종문화상(1993), 국민훈장 동백장(1996), 동숭학술상(2001), 보관문화훈장(2020) 등이 있다. 

제3회 한국학저술상 수상작 『향가해독법연구』 표지.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제3회 한국학저술상 수상작 『향가해독법연구』 표지.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이번 선정작은 1980년 초판된 후 몇 차례 개정판이 나왔다. 향가 해독에 엄격하고 과학적인 언어적 기준을 제시하고, 철저한 원전 비판을 통해 새로운 향가 해독의 모범을 제시함으로써 한국 고대인의 문학작품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었다. 이 책의 ‘자서(自序)’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소회를 밝혔다. 

“향가 해독의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우리가 부단한 정진을 계속한다고 하더라도 해독의 본의(本義)에 맞고 어지간히 만족할 만한 성과에 도달하려면 아직도 줄잡아 50년의 세월은 필요하리라고 어림하고 있다. 한자음의 고층(古層)에 대한 지식이 극히 미미하고, 고대의 언어 체계에 대한 우리의 인식 또한 빙산의 일각과도 같은 현재 상황에 있어서는, 심혈을 기울인 해독이라 하더라도 필경 많은 부분에 있어 중세어의 비정에 그치는 것이요 진정한 의미의 고대어 재현에까지 이르지 못하는 것이 속임 없는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향가의 해독이란 제약된 여건하에서의 어려운 작업이요, 무수한 절망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지만, 인간이 남긴 것은 인간이 풀 수 있다는 집념과 민족의 고전을 자기 힘으로 재현시킨다는 자긍이 작으나마 지금의 결실을 가져왔다고 자부하나, 돌이켜 생각하면 저자와 이 저작이 있게 하여준 고마운 분들의 얼굴이 눈을 가린다. 역시 학문은 개인의 것이 아니요, 학문에서만 학문이 나오는 것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가진다.”

이처럼 저자는 양주동이 1942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향가 25수를 해독한 이후 그 성과는 물론, 이후 국어학의 성과까지 반영해 향가를 종합적으로 체계화하고 해석하여 본 수상작을 저술했다. 「도이장가(悼二將歌)」를 비롯한 향가 26수의 원전을 철저히 비판하고 엄격한 어학적 기준에 따라 해독함은 물론 그 과정에서 밝힌 고대어의 음운과 통사에 관한 새로운 인식은 국어사 연구의 큰 수확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저술과정에서 밝힌 학자로서의 책임감과 학문적 열정은 현재의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고 전했다.

수상작은 총 2차의 심사 과정을 거쳐 선정했다. 먼저 9명으로 구성된 추천위원회(1차 심사)에서 18종을 선별했다. 이어 선정위원회(2차 심사)에서 제3회 추천도서 18종과 그동안 추천되었던 32종을 포함한 50종 중 한국학저술상의 목적, 학문적 업적 등을 고려해 『향가해독법연구』를 만장일치로 선정했다. 선정위원장은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이자 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이 맡았다.

제3회 한국학저술상 시상식은 오는 5월 12일 오후 2시 한국학중앙연구원 소강당에서 개최하며, 사전신청자에 한해 참석이 가능하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선정작을 소정 부수 구입해 도서관, 연구기관, 연구자 등에게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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