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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연구자 63%, “과학연구 검증 학계에 맡겨라”
생명연구자 63%, “과학연구 검증 학계에 맡겨라”
  • 이민선 기자
  • 승인 2005.12.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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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연구자 1백명 긴급 전화 설문조사


황우석 교수를 둘러싼 논쟁이 연구의 윤리성 문제에서 배아줄기세포 연구 결과의 진위 여부로 옮겨간 가운데, 생명과학 연구자들은 과학연구 결과 검증은 학계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언론이 과학연구의 윤리성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것은 타당하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교수신문이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생명과학 연구자 1백명에게 긴급 전화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3%가 언론이 과학연구결과의 진위를 가리는 것에 대해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학문 세계에서 검증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과학계의 엄격한 검증 시스템이 마련돼 있는 만큼, 언론이 이를 이슈화시켜가며 진위 여부를 가릴 필요는 없다는 것.

29%의 연구자들은 ‘엄정한 취재과정과 전문가의 도움을 통하면 가능하다’고 대답해 상대적으로 유연한 입장을 표명했고, ‘과학에 대한 언론의 비판적 접근은 바람직하다’고 대답한 이는 단 1%에 불과했다.

그러나 생명과학 연구자들은 이번 황우석 교수 연구팀의 난자 채취과정의 윤리성에 대한 언론의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23%의 연구자들은 ‘뒤늦은 감이 있지만 필요한 문제제기였다’고 응답했고, 41%의 연구자들은 ‘윤리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황 교수 뿐만 아니라 과학 연구전반에 확대돼야 한다’며 진일보한 대답을 내놓았다. 10명 중 6명의 연구자들은 과학연구의 윤리성에 대해 언론의 문제제기를 타당하다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

이에 반해 윤리적인 문제제기 조차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연구자들도 적지 않았다. ‘사안의 민감함을 고려해 충분한 근거를 확보한 뒤 제기했어야 했다’고 응답한 인원은 전체의 23%였고, ‘국익을 고려해 그냥 덮어 두는 게 더 나을 뻔 했다’라고 대답한 연구자는 3%였다.

생명과학 연구자들은 이번 황우석 교수를 둘러싼 논란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번 사태가 연구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묻는 질문(복수 응답)에, 34.3%가 ‘한국 연구자들의 연구에 대한 대·내외적 신뢰도를 낮출 것’이라고 응답했다. 22.9%의 연구자들은 ‘SCI급 학술지의 한국에 대한 심사가 엄격해질 것’이라고 내다봤고, 16.4%는 ‘해외 연구자들과의 학술 교류 및 공동연구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응답한 연구자는 22.1%에 불과했다.

연구자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언론의 역할과 태도에 대한 비판적 논의’(27.2%)가 필요하고, ‘과학논문에 대한 학계의 엄정한 평가문화 정립’(20.8%)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또 ‘과학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20.0%), ‘과학자의 연구윤리·직업윤리에 대한 감시 강화’(19.2%)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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