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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작 2
유작 2
  • 최승우
  • 승인 2022.04.27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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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마누엘 칸트 지음 | 백종현 옮김 | 아카넷 | 554쪽

칸트 만년의 사유를 담은 한국어판 『유작』 국내 최초 완간!

『유작 II』는 초월철학 완결의 기획이자
칸트 3비판서의 심층적 이해를 위한 최상의 참고서
탁월한 철학자에서 숭고한 구도자로 이행하는 칸트의 자취

칸트 노년의 인간적인 면모와 더불어 칸트 사상의 전모를 조망하는 유고로 주목을 받았던 『유작』이 국내 최초로 완간되었다. 『유작』 완간은 독일 학술원 판을 제외하고 변변한 외국어 역서도 없는 실정에서 이루어낸 것으로 한국의 칸트 연구와 독서계의 역량을 보여준 작업으로 평가받는다. 백종현 교수는 이번 역주 작업에서 대다수 학자들이 ‘물리학으로의 이행’에만 주목하는 것과 달리 ‘신학으로의 이행’을 또한 주목함으로써 유작의 가치를 재평가하였다.

이번에 출간된 『유작 II』는 베를린 학술원 판 칸트전집 제22권(제7~13묶음)의 6할 남짓을 추려서 한국어로 옮기고 주해를 붙여 펴낸 것이다. 『유작 II』에 실려 있는 글들은 1797년(73세) 7월부터 1800년(76세) 12월 사이에 작성되었는데, 이 시기는 독일 프로이센의 문화 중심부에서 독일이상주의의 열풍이 일고 청년 셸링의 자연철학 논저들이 잇달아 나오던 때였다. 이러한 시대와 학계의 상황을 고려하고 칸트 주저들의 사상 체계를 염두에 두면서 책을 독해하는 독자들에게 『유작』은 칸트 사상의 고유성과 깊이, 그리고 칸트의 쉼 없는 모색을 헤아릴 수 있는 풍부한 자료를 제공할 것이다. 더욱이 칸트의 주저들인 『순수이성비판』, 『윤리형이상학 정초』,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을 정독한 독자들이라면 이 책의 조각 글들을 그 빈자리를 메워가며 읽을 수 있고, 거꾸로 이 조각 글들은 3비판서의 심층적 독서로 안내할 것이다.

『유작 II』는 앞서 두 책으로 출간된 『유작 I』(아카넷, 2020)과 견주어 더욱더 전진하는 초월철학의 구상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이는 자기의식(통각)의 ‘초월적 관념성’의 전개 과정, 즉 ‘논리학 - 형이상학 - 초월철학 - 물리학[자연학]/신학[종교]’의 펼침을 통해 3비판서의 지향점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역해자 백종현은 이 도정을 두 갈래로 보는데, 한 길이 ‘자연 형이상학적 기초원리들에서 초월철학을 거쳐 물리학[자연학]으로의 이행’이라면, 다른 한 길은 ‘윤리 형이상학적 기초원리들에서 초월철학을 거쳐 신학으로의 이행’이다. 여기서 독자는 탁월한 철학자에서 숭고한 구도자로 이행하는 만년의 칸트를 마주할 수 있다.

『유작 II』는 앞서 완역한 『유작 I』과 중복되는 내용(자연철학)을 최소한으로 줄여 취사 역주했으나 영어권의 대표적 칸트전집인 케임브리지판(1993)에 해당하는 내용은 모두 실어 상호 참조가 될 수 있도록 하였다. 또 『유작』 묶음 글의 작성 시기를 추정한 표를 자료로 담아 생전에 칸트가 출판한 논저와의 대조에 편의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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