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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소설가, 10·20대 한강, 30대 박완서, 40대 박경리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 10·20대 한강, 30대 박완서, 40대 박경리
  • 윤정민
  • 승인 2022.04.26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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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대 'KNOU위클리', 가장 좋아하는 문학작품 설문조사
추천하고 싶은 소설 ‘토지’, 시는 ‘별 헤는 밤’
출처=한국방송통신대 학보 <KNOU위클리>

전 연령대가 좋아하는 시인은 윤동주, 10·20대가 좋아하는 소설가는 한강, 30대는 박완서, 40대는 박경리였다. 한국방송통신대(이하 방송대) 학보 <KNOU위클리>가 순수 문예지 <백조(白潮)〉 100주년 기념으로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진행한 ‘방송대 학우들이 가장 좋아하는 문학작품은?’ 설문조사 중 ‘가장 좋아하는 시인·소설가’에 대한 결과다. 방송대는 1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어 연령대별 분석에 의의가 있다.

설문에 참여한 방송대 학생 841명이 가장 좋아한 시인은 윤동주로, 207명(24.6%)이 그를 꼽았다. 2위는 나태주(79명)였고, 김소월(65명), 백석(37명), 이해인(28명) 등이 뒤를 이었다. ‘추천하고 싶은 시인’에도 윤동주가 116명으로 가장 많았다. 나태주가 79명, 김소월이 43명, 백석을 꼽은 응답자는 34명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 부문에는 박경리를 꼽은 학생들이 가장 많았으나, 득표율이 9.8%(82명)에 불과하며 시인 부문 1위인 윤동주보다 낮은 득표수를 보였다. 이는 연령대별로 좋아하는 소설가가 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0·20대에는 한강(6명)이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박경리, 박완서, 김영하가 5명으로 공동 2위를 차지해 큰 표 차이가 없었다. 30대는 박완서(11명)가 1위를 차지했고, 40대와 60대는 박경리(21명), 50대는 조정래(31명)가 1위를 차지했다. 박경리는 전 연령대에서 1~2위를 앞다퉜으며, 추천하고 싶은 소설가 부문에도 79명으로 가장 많이 선택받았다.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은 시’는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이 1위(41명)를 차지했으며, 나태주의 「풀꽃」(37명), 윤동주의 「서시」(34명), 김소월의 「진달래꽃」(23명)이 뒤를 이었다. 추천하고 싶은 소설은 박경리의 『토지』(76명)가 가장 많이 꼽혔다. 다음으로 많이 꼽힌 소설은 조정래의 『태백산맥』(40명), 황순원의 『소나기』(28명)였다.

 

응답자 37.2%, 1년에 시집 한 권도 안 읽어

<KNOU위클리>는 응답자들의 시집, 소설집 등에 한정한 연간 독서량도 물었다. 시집을 1~2권을 읽는다고 답한 학생이 44.4%로 가장 많았다. 3~5권이라고 말한 학생은 10.2%, 10권 이상은 5.1%였다. 1권도 읽지 않는다는 학생은 37.2%였다.

소설집 부문에는 1권도 읽지 않은 학생이 18.3%로, 시집 부문과 약 2배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1~2권을 읽는다고 말한 학생이 39.1%, 3~5권이 20.1%, 10권 이상은 15.7%였다.

이재무 시인은 일반 대학 독자들과 비슷한 위 독서율을 보고 “방송대 학생들의 시문학 성향이 한국의 일반 독자들의 보편적 성향과 유사하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 시인은 이 현상에 대해 응답자들이 뽑은 가장 좋아하는 시인들의 시적 경향과 그들이 해당 시인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시인의 상상력과 개성, 언어와 형식의 완성 등)를 근거로 들어 “주체적인 인식과 안목을 가지고 시인들의 시편들을 읽지 않고 풍문에 의존해 대상 시인이나 대상 작품에 대한 가치 평가를 내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중미디어에 자주 노출된 시인들이나 시편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선호가 이러한 현상을 부추겼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며 ‘아는 만큼 느낀다’라는 말처럼 작품에 대한 충분한 배경의식이 부족할수록 풍문과 미디어에 의존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방송대 학생 3명 중 1명, “시·소설이 주는 감정을 느끼고 싶어 읽는다”

한편, 방송대 학생들이 시나 소설을 읽는 가장 큰 이유는 ‘감정의 정화와 공감’(39.8%)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29.0%), ‘여가와 재미’(18.4%), ‘교양의 함양’(7%) 등의 응답이 있었다.

문학 활성화 방안으로는 ‘문학교육 기초 확대’(36.9%)가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시민을 위한 문학행사 확대’(23.1%), ‘문인들의 창작과 발표 지원’(20.3%), ‘문인-시민과의 직접 교류 확대’(12.5%)가 뒤를 이었다.

오창은 문학평론가(이문구문학연구회 회장)는 “설문조사 결과, 시가 위로와 위안을 주고, 공통감각을 일깨우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독자들의 소설 독서가 검증된 정전 위주로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됐다”라고 말하면서, 문학의 과제는 현대인이 동시대 문학 작품을 향유하고 사랑할 수 있는 길을 탐색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luca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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