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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떠났지만 마음은 늘 母校에 있어”
“몸은 떠났지만 마음은 늘 母校에 있어”
  • 교수신문
  • 승인 2005.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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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모교 찾아 2천만원 쾌척한 김상희 영대 명예교수

▲김상희 교수 댁을 방문한 우동기 영남대 총장 일행(좌로부터 황재석 교무처장, 우동기 총장, 김상희 명예교수, 허상문 영어영문학과장) ©

지난 5일, 영남대의 ‘제2창학 비전과 전략 선포식’에 참가했던 한 원로교수가 식후 리셉션 장에서 우동기 총장에게 “수고 많다”는 격려의 말과 함께 편지봉투 하나를 건네고 총총히 발걸음을 돌렸다.

행사를 마치고 총장실로 돌아와 편지봉투를 뜯어 본 우 총장은 깜짝 놀랐다. 격려편지가 들어있을 줄로만 알았던 봉투 속에는 “우리 영남대인의 숙원인 대강당 건립을 위해 써 달라“는 쪽지와 함께 일금 2천만 원 권 수표 한 장이 들어 있었던 것.

 미담의 주인공은 바로 38년 동안 영남대 영어영문학과에서 후학을 길러오다 93년 8월 정년퇴임한 김상희(金商熙, 77) 명예교수.

12년 만에 대학을 다시 찾은 자리에서 김 교수는 소리 소문 없이 거금을 쾌척하고 돌아갔고, 이에 대해 감사인사조차 제대로 드리지 못했음을 안타까워한 우 총장은 바쁜 일정을 쪼개 김 교수 댁으로 직접 찾아가기로 했다. 

 7일 오후, 집으로 방문한 우 총장 일행에게 김 교수는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이렇게 방문까지... 괜히 바쁜 사람들만 더 바쁘게 만들었네!”라며 오히려 미안해했다. 

이에 대해 우 총장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리대학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선포식에 참가해 주신 분들께 제대로 대접을 못한 것 같아 죄송할 따름인데, 선물까지 받고도 진작 감사를 드리지 못해 너무 송구하다. 후배들이 돼 선배님들께 용돈도 보태드리고 해야 하는데 오히려 이렇게 큰 도움을 받게 되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면서 감사의 말을 대신했다.
 
너무나 송구스러워하는 우 총장에게 김 교수는 “1947년 영남대의 전신인 대구대가 개교했을 때 1회로 입학해 1993년 정년퇴임할 때까지 46년 동안 영남대와 인연을 맺어왔으니 그야말로 인생의 황금기를 영남대에서 보냈다. 그러니 어찌 내 식구 같고, 내 집 같지 않겠나? 몸은 떠났지만 마음은 늘 모교를 향해 있었고 잘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당연한 일을 했으니 너무 대단한 일로 추켜세우지 말라”며 겸손해했다.

이어 김 교수는 “최근 영남대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려는 노력을 많이 기울이고 있고 대학구성원들도 너무나 애쓰고 있음을 안다. 그런 노력에 작은 보탬이나마 되고 싶다는 생각이 늘 있었는데 때마침 제2창학 비전 선포식에 초대를 받아서 빈손으로 가기는 민망하고 그동안 다달이 모아두었던 연금을 들고 간 것”이라면서 “별로 많지는 않지만 우리대학 구성원들의 숙원인 대강당 건립에 보태 달라”고 부탁했다.        
 
김 교수의 이런 당부에 우 총장은 “연내에 설계를 마쳐 내년 초 착공하면 영남대의 환갑잔치를 대강당에서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자리에도 꼭 참석하셔서 함께 축하해 주시기 바란다”면서 “선생님의 제자이자 동문후배로서 평생의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우리대학을 국내 최고의 명문사학으로 키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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