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 류 교수는 소식이 들어온지 1천년이 다 돼가는 시점에서도 그의 시집이 우리말로 번역된 적이 없다는 점에 번역하고픈 마음이 항상 간절했다고 서문에서 털어놓고 있다. 그러나 전하는 소식의 시가 3천수인데다가, 장편의 고체시가 많아 그 양이 엄청나며, 소식의 시는 유난히 典故를 많이 사용해 다른 사람의 시보다 훨씬 난해한 지라 망설여왔다고 한다.
그러다 우여곡절 끝에 1998년 3월 '소식시독회'가 결성되면서 번역작업이 가시화되었다. 중문과 대학원생이 중심이 된 이 모임은 1주일에 한번 모여서 2시간 동안 소식의 시를 많게는 2~3편, 적게는 1편을 꾸준히 읽어나갔다. 역자인 류 교수가 매번 작품번역과 주석은 물론 작품해설까지 미리 초고를 작성해 독회를 이끌었다.
이번 완역본은 이 독회모임 7년의 토론결과물이다. 류 교수는 같이 읽으니 혼자서 상상력이 닿지 않아 해석하지 못했던 부분이 많이 풀렸다고 말한다. 시 한수를 놓고 열명이 2시간을 끙끙 앓아도 해결을 못봤는데, 그 다음주 속개된 토론에서 마침내 막혔던 곳이 확 뚫리는 순간도 있었다고 회고한다.
이 책은 중국고전문학기본총서본 '소식시집'을 저본으로 삼고 있다. 번역의 원칙은 가급적 축자해석을 지향하면서도 동시에 譯詩가 독립된 시가 될 수 있도록 글자수, 대우, 압운 등 시적 운율을 최대한 고려했다.
또 원시의 모습을 그대로 번역하려고 했는데, 원시에서 사용된 은유법 등의 표현법을 그대로 살렸다. 그러다보니 의미전달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 주석을 통해 해결하기도 했다.
역자는 소식이 '虛詞'를 절묘히 운용한 시인이라 미묘한 어감을 잘 살리기 위해 거기 걸맞은 우리말 부사를 찾는 데 심혈을 기울이기도 했다.
책의 구성은 소식의 인생경로를 따라 9장으로 나뉘어 있고, 총 8백64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