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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몽골에 가다
고려, 몽골에 가다
  • 최승우
  • 승인 2022.04.21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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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미 지음 | 196쪽 | 세창출판사

고려 스타일, 몽골에서 붐을 이루다
‘고려양의 유행’은 단지 고려-몽골 간 문화적 교류라는 의미를 넘어 당대 사회상과 사람들의 지향을 보여 준다. 이미 ‘성취’를 이루어 낸 개인에 대한 선망 혹은 시기와 질투, 나도 그러한 성취를 이루어 내고자 하는 욕망, 그리고 개개인이 그러한 성취를 이루어 내는 것을 가능하게 했던 고려-몽골 관계의 면면들. 이제 13~14세기 몽골의 등장으로 형성된 세계 질서 안에서 다양한 기회의 순간을 맞이했던 고려인들에 대해 살펴볼 차례이다. 물론 그 모든 것이 자발적인 동기로부터 비롯된 것은 아닐지라도 말이다.

내가 원해서, 혹은 어쩔 수 없어서
몽골은 이전의 중국 왕조들에 비해 그 범주가 확장되기도 했거니와, 그와 정치적 관계를 맺지 않은 나라들과도 경제적인 교류를 활발히 진행했다. 대도는 다양한 문화권으로부터의 사람들과 그들과 함께 들어온 문물과 재화가 모이는 곳이었고, 그러한 사람들 가운데에는 몽골제국과의 정치적 관계 속에서 어쩔 수 없이, 타의에 의해 흘러든 사람들도 있었으나, 개인의 성취를 위해 자발적인 의지로 몽골을 찾은 이들도 있었다. 그 가운데 고려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었음은 물론이다.

고려와 몽골, 그리고 결국 사람들
이 책은 원대 말 궁정 안팎에서 고려양이 유행했던 양상과 그 배경에 대한 이야기이며, 고려양 유행의 배경이 되었던 많은 고려 사람들의 몽골행에 얽힌 이야기이다. 동시에 이는 몽골과의 관계를 통해서 접하게 된 세계 속에서 고려 사람 들 개개인이 꿈꾸게 된 성취에 대한 욕구, 그리고 그러한 성취를 가능하게 한 그 시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 사람이 사는 세상은, 그리고 사람들의 관계는 예나 지금이나 단순하지 않다. 이 책이 13~14세기를 살아갔던 고려인들에게 몽골과의 관계가 어떤 의미를 가졌을 것인지에 대해 조금은 더 ‘복잡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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