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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이 무르익으려면 이해와 신뢰 구축의 시간 필요”
“융합이 무르익으려면 이해와 신뢰 구축의 시간 필요”
  • 김봉억
  • 승인 2022.04.19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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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 류법모 부산외대 사이버경찰학과 교수

K-융합연구의 미래⑨ 융합의 연결고리_다문화 의사소통 앱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본부-교수신문 공동기획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예전보다 손쉽게 소통할 수 있고,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연구결과를 표현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융합연구자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류법모 부산외대 교수

“공학적으로는 성능이 90%에서 95%로 증가하면 성공한 연구로 평가받지만, 인문학적 요소가 결여되면 아무리 좋은 기술도 사용자에게 주목받지 못합니다. 이번 연구의 진정한 성과는 학문의 경계를 허물고 실제 사용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 데 있습니다.” 

30년 가까이 언어처리 및 한국어정보처리 연구에 매진해온 류법모 부산외대 교수(사이버경찰학과·사진)는 “어휘대역앱 ‘한통이’ 개발은 우리 사회 문제를 보다 구체적으로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됐다”고 이야기한다. ‘잘 만들면 잘 사용될 것’이라는 공학자의 막연한 기대를 인문학과의 통섭을 통해 넘어설 수 있었다는 부연이다.

류 교수는 과제를 성공적으로 이끈 바탕으로 구성원 사이의 신뢰를 꼽았다. 융합연구총괄센터의 지원은 융합연구 시스템을 이해하는 자양분이 됐으며, 이를 기반으로 그 역시 학제 간 ‘다름’을 상호 존중하며 신뢰와 친밀도를 쌓기 위해 노력했다. 

“단일 학문 연구는 각자의 연구 분야 안에서 그 연구의 중요성이 자연스럽게 설명이 되지만, 융합 연구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 분야의 연구자들이 공통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문제를 정의하고, 중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여러 구성원들을 쉽게 설득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결과물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고요.”

연구팀이 ‘한통이’ 프로토타입을 먼저 개발하고 구성원들의 역할을 구체화하면서 연구를 진행한 까닭이다. 연구팀은 ‘초급 한국어를 이해하는 외국인이 휴대폰 앱을 통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이라는 목표아래 전체 연구 분야를 세부 분야로 분할하고, 각 분야별 연결 고리를 도출했다. 또한 실제 사용자들의 사용성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설문조사와 테스트 등 사용성 평가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반영했다. 그의 바람처럼 한통이 앱은 외국인의 생활 편의를 위한 도구로서의 기능과, 한국어 교육 분야에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연구팀은 최근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한자 표현 등이 많은 한국어는 ‘폭설’, ‘한파’처럼 외국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가 많다. 이를 보다 쉬운 단어로 바꾸어 제공하면 기초 한국어 어휘만 알아도 소통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한통이 앱을 ‘쉬운 한국어 운동’에 특화되도록 업데이트하여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쉬운 한국어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AI기반 맞춤형 언어(한국어, 외국어)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학생들의 수준을 진단하여 시스템이 자동으로 학습 콘텐츠와 학습 경로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개발 목표도 세웠다.

융합연구가 무르익으려면 구성원들이 서로 이해하고 신뢰를 쌓을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융합연구 활성화를 위해 최소 3년 이상 연구 기간을 보장해야 한다. 최근 사회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진행됨에 따라 디지털이 융합의 대상이 아닌, 융합의 플랫폼이 되고 있다. 류 교수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예전보다 손쉽게 소통할 수 있고,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연구결과를 표현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며 “융합연구자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공동기획팀 editor@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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