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20:05 (금)
서문읽기: "반밖에 쓰지 못한 이유" 外 2
서문읽기: "반밖에 쓰지 못한 이유" 外 2
  • 신정민 기자
  • 승인 2005.11.2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페미니즘의 도전』(정희진 지음, 교양인 刊) 외

『페미니즘의 도전』(정희진 지음, 교양인 刊)

“얼마 전 친구와 평화학(peace studies)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그 친구에게 예전에 가정폭력에 관한 책을 낼 때, 내가 알고 있는 ‘진실’의 반밖에 쓸 수 없었다고,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사람들이 ‘극단적인’ 사례라고 하면서, 나에게 과장한다는 혐의를 둘까 봐 쓰지 못했고, “많은 여성들에게 상처는 폭력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받지 못하는 것”이란 내 생각이 ‘당대’ 여성주의적 ‘정치적 올바름’을 훼손시켜 피해 여성들에게 마땅히 돌아가야 할 복지 혜택이 중단될까봐 쓰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적으로, 정치적으로, 감정적으로 나의 용량을 넘어서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분석할 능력이 없어서 쓰지 못했으며 깨닫게 될, 직면해야 하는 현실이 무서워 떠오르는 생각을 회피하느라 쓰지 못했다고 말했다.”(‘머리말’에서)

『이색-한국성리학의 원천』(이기동 지음, 미토 刊)

“어떤 사상이나 이론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상이나 이론을 만들어낸 목적이나 의도를 먼저 이해하지 않으면 안된다. 목적이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단지 그 외형적으로 드러난 말이나 문자만을 따지고 분석하는 것은수박의 겉만 핥고 맛을 이야기하는 격이다. 그렇게 해서는 수박의 참맛을 알 수가 없다. 마찬가지로 조선 중기에 완성된 한국의 성리학을, 언설이나 문자만을 따지고 분석하는 방법만으로는 그 본질을 제대로 알 수 없다. 그 언설이나 문자는 멀리 목은의 목적이나 의도가 결실을 맺어져 피어난 잎과 같은 것이다.
한국성리학은 그 뿌리가 되었던 시기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하지 않으면 안된다. 조선 중기에 완성된 한국의 성리학은 목은의 성리학을 뿌리로 하여 피어난 한 그루 나무와도 같은 것이다.”(‘머리말’에서)

『비단길 보고서』(서울대 문리과대학 산악회 지음, 수류산방·중심 刊)

“우리의 비단길 탐사는 서울대 문리과대학 산악회 5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2004년 7월 보름동안 이뤄졌다. 박성원 대원의 다섯 살배기 막내아들 민주는 최연소 대원으로서 힘든 여정의 분위기를 밝게 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대부분의 비단길 여행 소개서는 특정인의 제한된 시각으로 일부 구간을 본 소감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탐사대는 다양한 학문적 배경과 직업 그리고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로 이루어진 만큼 다채로운 내용의 보고서를 마련했다. 일찍이 이런 내용과 형식을 갖춘 보고서를 본 적이 없었던 만큼 여행 자체와 결과물에 자부심을 느낀다. 하지만 비전문가로서의 한계도 있다. 그런 까닭에 이 보고서에서 특히 역사적 내용을 참고할 때는 다양한 다른 자료들과 비교하는 공부자세를 견지하도록 당부한다.”(‘보고서를 내면서’에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