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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자와 심리치료자를 위한 신경과학
상담자와 심리치료자를 위한 신경과학
  • 최승우
  • 승인 2022.04.11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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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d Luke 지음|이수연 외 3명 엮음|368쪽|학지사

과학, 생물학, 해부학, 생리학이라는 용어를 접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가? 신경학, 신경과학, 신경생물학이라는 용어를 접할 때는 어떤가? 또한 신경언어학, 신경안과학, 신경종양학, 신경정신병학, 신경마케팅, 신경피트니스, 신경비즈니스 등의 용어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더 많은 용어 목록이 가능하다. 이 용어들을 읽을 때 당신에게서 어떤 반응이 나타나는가? 당신의 심장박동, 불안 수준, 눈의 초점 등에서 어떤 변화가 감지되는가? 흔한 일상용어 앞에 강력한 접두어를 붙이면 무언가를 떠올리게 하고 연상시키는 작용을 한다.

즉, 그 접두어들을 접할 때 당신은 무엇인가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과학, 생물학, 해부학, 생리학과 같은 과학으로 시작되는 단어는 매우 친숙하고 일상적인 용어이며 그 의미가 충분히 전달되어 위협적인 의미를 전혀 내포하지 않는다.

그러나 신경학이라는 용어를 읽기 시작하는 순간 상황은 달라진다. 과학과 달리, 신경학은 보다 구체적인 것을 의미하지만 일반적으로 덜 사용되며, 따라서 더 신비로운 용어로 인식된다. 실제적인 현상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신경언어학’이라는 단어에 대한 우리 자신의 본능적인 반응을 상상해 보라. 우리는 어느 정도까지는 그 용어들을 알고 있고 또 그것들이 지닌 무게감을 인식하고 있지만, 그것들은 여전히 모호하고 그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이러한 영향력은 바로 신경이라는 접두어 때문이다. 일상적인 단어를 한 개 가져와서 그 앞에 신경이라는 단어를 덧붙이는 순간 앞서 언급했던 영향력 있는 용어가 되어 버린다. 신경이라는 접두어는 조금 독특하다. 우리는 그것이 신경세포, 신경의, 혹은 신경과 연관된다는 것을 직감하며, 그리스 어원도 이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그러나 막상 이 접두어를 접하게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두려움, 경외감의 복합적인 반응, 즉 호기심으로 인해 마음이 끌리지만 동시에 불확실성, 불안감, 전문가들의 영역이라는 생각으로 인해 관심에서 멀어지는 반응이 함께 나타난다. 또한 신경이라는 용어는 박식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인상을 주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 의해 과도한 마케팅 도구로 사용되면서 오히려 진부한 느낌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핵심이 아니다. 신경(neuro)이라는 접두어는 신경(nerve)과 관련, 쉽게 말하자면 뇌와 관련되어(brain-related) 있다는 의미다. 신경은 아직 설명되지 않은 인간 행동의 많은 신비를 담고 있는 용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 책의 목적은 명료하다. 신경과학이 기존 상담 모형들과 통합되어 상담자에게 많은 가능성을 제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위험 부담을 안고 있다. 이 책은 학습자 입장에서 접근 가능한 적용 방식을 제시함으로써 통합에 따른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논의한다. 상담회기 중에 추상적이거나 기술적인 전문용어들을 사용하면서 그 회기가 효과적이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책은 독자들의 접근성과 학문적인 해박함 간의 균형을 유지하고자 한다.

이 책은 상담자가 지지하는 심리학이론과 신경과학 간의 연결점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데 그 초점이 있다. 혹은 어떤 점에서는 이론과 신경과학 간의 관련성을 이해함으로써 임상가 자신의 임상 활동을 위한 도움을 얻기 위해 다른 이론들에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이 책은 심리상담의 전통적 접근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신경과학적 접근의 장점과 유용성을 통합시키고자 하는 일종의 입문서에 해당한다. 상담 및 심리치료 분야의 학부생, 대학원생, 임상가 등 조력전문가들이 뇌기반 상담에 관한 기초적인 이해를 갖추는 데 도움이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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