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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협력지원 사업으로 좁혀지는 ‘산학 격차’
산학협력지원 사업으로 좁혀지는 ‘산학 격차’
  • 주송
  • 승인 2022.04.1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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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_ 주송 전주대 LINC3.0 사업단장

 

주송 전주대 LINC3.0 사업단장

21세기 뉴밀레니엄시대 이전 국가발전을 이야기할 때면 대학 교육과 산업체 간의 커다란 격차가 항상 문제로 지적되곤 했다. 산업체에서는 대학을 마치고 들어오는 모든 신입사원을 다시 교육시켜야 한다는 불만이 높았던 시대였다.

대학의 교육은 산업체와는 별개의 내용들로 이루어졌고, 소통 부재의 시기였으며 대학의 교육은 극심한 이데올로기 이념 논쟁에 매몰되어 있었으며, 진실 추구라는 명목으로 대학교는 상아탑 이미지를 자처하고 있었다.

1980년대의 사회적 격랑의 시기를 거치며 대학의 교육이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실용적 인재 양성보다는 지식인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이상적 인재 교육에 무게중심을 두었기에 산업체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하게 되었다. 

산업 현장과 대학 교육의 멀어진 관계 속에서, 2001년 정부의 지역균형발전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된 산학협력지원사업으로 대학을 입학 성적순으로 서열화하여 줄 세우기 평가를 하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지역대학의 역할을 강조하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대학을 중심으로 지역발전의 방향을 모색하면서 산학협력지원사업을 통해 지역산업 특성화를 시도하게 되었고 지역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지역발전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대학의 많은 교육과정이 산업체의 수요에 맞추어 개설되었고 산업체와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기업이 요구하는 실용적 인재 양성이 가능하게 되었다.

특히 지역 기업의 취업을 기피하던 지역대학의 졸업생이 지역 산업과 대학의 산학협력을 통해 지역 산업을 이해하고 소통하며 지역의 산업에 기여할 수 있게 된 결과는 지역인재의 역외유출을 차단함으로써 급격한 인구의 공동화 현상을 조금이라도 늦추는 데에 공헌한 바가 크다.

2004년 교육인적자원부와 산업자원부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공동으로 ‘산학협력중심대학 육성사업(HUNIC)’을 시작하여 지역발전을 위한 산학협력의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실용인재 양성을 추진하였다. 2012년부터는 교육부 단독 주관의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LINC)’으로 확대 발전되면서 대학의 실질적인 체질개선 사업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10년간의 1, 2단계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2022년부터 3단계 ‘산학연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3.0)’이 시작되었으며 향후 6년 동안 75개 대학에 매년 3천억 원(22년 예산 기준) 가량의 예산이 산학연협력 교육프로그램에 지원될 예정이다.

교육부의 산학협력지원사업은 산업발전을 위한 대학의 역할을 강조하고 산업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대학의 교육과정, 교육방법, 교육환경의 획기적인 발전을 초래하였고, 이제는 대학 간의 경쟁을 넘어 공유와 협업을 통해 대학이 지역의 발전과 함께하는 상생의 모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특히 교육부 주관의 산학협력지원사업은 미래 실용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목표와 체계적인 교육내용을 갖추고 추진된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정부의 모든 부처에서 국가경제발전이라는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산학협력지원사업이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강조하며 수익극대화 방향으로 지나치게 치우쳐 교육부문과 균형을 잃어가는 것도 현대사회의 경계해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100년을 내다보며 비전을 세우고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요즘처럼 급격하게 변화하는 산업사회에 급하게 뒤 쫒아가는 교육의 변화는 미래의 또 다른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산학협력지원사업은 교육부의 장기적인 교육정책 속에 교육적인 가치를 잃지 않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또한 교육부 주관의 산학협력지원사업은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대학에게 대학의 체질과 구조를 개선하는 기회를 부여하는 역할도 크다. 단순히 산학간의 격차를 줄일 뿐 아니라 어려운 교육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갖춘 지역산업의 특화를 무장으로 글로벌 강소대학으로의 발전까지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교육부 주관의 산학협력지원사업을 매개로 우리나라 지역대학이 지속적인 산학협력을 추진할 수 있다면, 머지않아 지역발전을 책임지는 선진국형 대학교육의 면모를 갖출 것으로 기대한다.

주송 전주대 LINC3.0 사업단장·산업디자인학과
현재 전주대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 단장을 맡고 있으며,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 전국협의회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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