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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게 필요한 덕목 ‘공정성·소통·정직·통찰력’
대통령에게 필요한 덕목 ‘공정성·소통·정직·통찰력’
  • 윤정민
  • 승인 2022.04.12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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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0주년 특집 설문조사
교수 517명이 뽑은 대통령의 덕목

차기 정부가 다음 달 공식 출범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앞으로 5년간 저출산·고령화, 사회통합, 양극화, 지역균형발전 등 대한민국 앞에 놓인 위기들을 해결해야 한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공식 홈페이지에 마련된 ‘국민이 당선인에 바란다’에는 수많은 국민이 “공정한 사회를 바란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부탁드린다” 등의 메시지를 보내며 대통령에게 필요한 덕목을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있었다.

교수들이 생각하는 대통령에게 중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전국 대학교수 517명은 공정성(14.9%, 1순위 기준)을 꼽았다.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1일까지 이메일 설문조사해서 ‘대통령의 덕목’ 15가지 중 3순위까지 물은 결과다. 소통능력과 정직이 11.2%로 공동 2위를 차지했고, 통찰력(10.3%)이 뒤를 이었다. 소통능력과 통찰력은 창간 20주년 특집(2012년) 때 같은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주요 덕목으로 뽑혔다. 당시에는 통찰력이 22.4%, 소통능력이 15.3%, 신뢰가 14.0%였다.

공정성이 1위를 차지한 건 정치권과 매스컴에서 ‘공정’과 관련한 이야기가 많이 거론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통령 덕목 설문과 함께 진행했던 ‘향후 10년간 지배할 한국 사회 키워드’ 설문조사에서도 각 키워드 선정 이유에 ‘공정’과 관련한 얘기가 많았다. 대구 국공립 교육대 ㅋ 정교수(사회계열)는 “교육, 복지, 의료에서 공정한 접근기회의 보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경북 국공립 일반대 ㅌ 명예교수(자연계열)는 “현 정부에서 특히 심각한 편가르기로 사회에 공정과 정의가 사라졌다”라고 지적했다.

3순위까지 포함해 총 득표 수 1위를 차지한 덕목은 ‘소통능력’(41.4%, 복수응답)이었다. ‘소통능력’을 꼽은 한 교수는 ‘한국 사회 키워드’ 선정 이유에 현·차기 대통령의 소통 부재를 우려하는 의견을 냈다. ‘소통능력’과 함께 한국 사회 키워드에서는 ‘사회통합’을 꼽은 서울 사립 일반대 ㅍ 조교수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민을 편 가르고 극단적으로 대립하게 만드는 정치 문화를 개혁하고, 서로 다양성을 존중하고 소통하며 통합을 이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공정성은 전 연령대에서 1위(복수응답 기준)를 차지한 가운데 연령대별로 주요 덕목 3가지는 조금씩 엇갈렸다. 2012년 당시에 1순위 기준으로 전체 3위였던 ‘신뢰’는 이번에 30·40대 교수들이 진단한 대통령의 주요 덕목 1위(15.4%, 1순위 기준)로 꼽혔다. 2012년 당시 1위였던 ‘정직’은 이번에 8.2%로 6위에 머무르는 데 그쳤다. 대신 ‘정직’은 60대에서 많은 표를 받았다. 14.0%로 공정성에 이어 2위에 차지했다. 3순위까지 포함한 전체 순위에서 4위로 꼽힌 ‘갈등·이해관계 조정’은 50대에서 공정성 다음으로 많은 표(11.25%)를 받았다.

“뭐든 할 수 있을까?” 경북 사립 일반대 ㅎ 부교수(사회계열)가 남긴 대통령 덕목에 대한 기타의견이다. 역대 대통령이 그래왔듯, 대통령에게 완벽한 리더십을 기대하기 어려운 한 지성인의 안타까운 비판으로 보인다. <교수신문>은 제대로 된 공인 의식이 없다면 우리 사회 역시 한 발짝 더 성숙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창간 20주년 특집 당시 교수들에게 ‘공인의 덕목’이라는 이름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교수사회는 또다시 대통령에게 제대로 된 공인 의식을 갖췄는지 묻는다.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대통령, 탈권위적이고 국민과 소통하려 노력하는 정직한 대통령, 사회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는 대통령을 교수들은 기대하고 있다.

 


① [교수들이 말하는 ‘대학의 미래’] ‘학생 성장’이 우선이다

[교수들이 뽑은 혁신대학·차기 정부 고등교육 과제] 미네르바 스쿨보다 ‘평생교육’을 혁신모델로 꼽아

③ [교수들이 뽑은 향후 10년간 지배할 한국 사회 키워드] 저출산고령화·사회통합·4차산업혁명의 시대

[교수들이 뽑은 대통령의 덕목] 대통령에게 필요한 덕목 ‘공정성·소통·정직·통찰력’

[교수들이 말하는 ‘교수의 미래’] “나는 교육자, 시대에 뒤쳐졌다”

[교수들이 말하는 ‘교수 정체성’] 교수 52.8% “교수 미래 어두워”…조교수는 ‘신분 불안’ 이직 고민

[교수들이 말하는 ‘교수 스스로 혁신해야 할 과제’] 정교수들 “나태했다” 자성의 목소리··· “교수, 학생의 ‘스승’ 아닌 ‘동반자’”

[‘교수 정체성’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_서혁 이화여대 교수] 흔들리는 ‘교수 정체성’과 대학의 위기


 

윤정민 기자 luca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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