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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성장’이 우선이다
‘학생 성장’이 우선이다
  • 윤정민
  • 승인 2022.04.12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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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0주년 특집 설문조사
교수 517명이 말하는 ‘대학의 미래’

“학생이 오고 싶은 대학을 만들겠다.” 학령인구 감소 위기 속에 대학 총장들이 대학발전 목표로 내거는 주요 구호 중 하나다. 학생이 필요로 하는 대학은 결국 ‘교육을 잘하는 대학’, ‘학생 성장을 도울 수 있는 대학’이다.

교수들도 학생 성장이 대학의 주요 생존 전략이라는 걸 공감하고 있었다. <교수신문>은 창간 30주년을 맞아 전국 대학교수 517명에게 ‘대학이 앞으로 성장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역할’을 물었다. 그 결과, ‘학생 성장과 자아 실현 기여’(93.0%)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대학들이 진정 미래의 인재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는다. 어디부터 잘못됐을까. 교수들은 ‘대학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혁신 방향’을 묻는 문항에 ‘대학 자율화’, ‘재정 지원 강화’ 등 제도 개선과 관련해 가장 많이 답했다.

교수들은 제도 개선을 가장 강조하지만, 교수들의 의견을 살펴보면 ‘학생 성장, 교육 역량 강화를 위해 필요한 사항’으로 귀결된다. 경기도의 한 사립 일반대에 재직 중인 A 부교수(인문계열)는 “교육부의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하고 대학에 운영 자율권을 주어야 대학이 스스로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마련·운영할 수 있다”라며 “실험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과 학생 모두 다양한 경험치를 축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교수들은 대학의 평생교육 역량 강화에도 공감했다. 교수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 고등교육 혁신 모델은 싱가포르의 ‘평생교육’을 책임지는 ‘스킬스퓨처(SkillsFuture)’(88.0%)였다. 싱가포르는 학자국민의 직무능력 향상과 미래 인재에 적합한 역량 계발을 돕고자 2015년에 평생 직업훈련시스템을 도입했다. 고등교육기관들이 모두 강의 제작에 참여했으며, 약 2만3천 개(2018년 기준)의 강좌를 제공하고 있다.

강원의 한 국공립 일반대에 재직 중인 B 조교수(의약학계열)는 “대학이 커리큘럼을 다양화·전문화·특성화해 고교 졸업생을 위한 기존 교육 이외에도 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교육, 지자체가 필요로 하는 교육, 퇴직자들의 제2의 인생에 맞춘 실무교육 등 전 연령대의 사람들을 위한 평생교육기관으로 성격을 전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B 교수는 이에 앞서 정부와 대학이 기존의 학위수여제 등 교육 제도들을 구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래의 인재, 대학의 미래』를 쓴 민경찬 연세대 명예교수(수학)도 지난 1일 인터뷰에서 평생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민 교수는 “앞으로 100세 시대에는 재교육과 직무향상교육 등 ‘평생교육’이 교육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앞으로 대학을 ‘인재를 3모작, 4모작하는 곳’으로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교수신문>은 ‘대학의 미래’와 함께 ‘차기 정부 최우선 국정 과제’, ‘대통령의 필요한 덕목’, ‘교수의 정체성과 미래’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교수들이 차기 정부의 역할을 진단하면서도 교수사회를 스스로 돌아보며 교수와 대학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설문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1일까지 여론조사기관 마크로밀 엠브레인을 통해 이메일 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① [교수들이 말하는 ‘대학의 미래’] ‘학생 성장’이 우선이다

[교수들이 뽑은 혁신대학·차기 정부 고등교육 과제] 미네르바 스쿨보다 ‘평생교육’을 혁신모델로 꼽아

③ [교수들이 뽑은 향후 10년간 지배할 한국 사회 키워드] 저출산고령화·사회통합·4차산업혁명의 시대

[교수들이 뽑은 대통령의 덕목] 대통령에게 필요한 덕목 ‘공정성·소통·정직·통찰력’

[교수들이 말하는 ‘교수의 미래’] “나는 교육자, 시대에 뒤쳐졌다”

[교수들이 말하는 ‘교수 정체성’] 교수 52.8% “교수 미래 어두워”…조교수는 ‘신분 불안’ 이직 고민

[교수들이 말하는 ‘교수 스스로 혁신해야 할 과제’] 정교수들 “나태했다” 자성의 목소리··· “교수, 학생의 ‘스승’ 아닌 ‘동반자’”

[‘교수 정체성’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_서혁 이화여대 교수] 흔들리는 ‘교수 정체성’과 대학의 위기


 

윤정민 기자 luca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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