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성사회의 여론을 대변해온 교수신문이 이렇게 창간 30돌을 맞이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지난 30년간 교수신문은 사회 혼란기마다 교수들의 언로로 제 역할을 해오며, 교수들의 든든한 동지가 되어 주었고, 우리 학계에 굵직굵직한 학술 논쟁으로 지적 자극을 통한 대학 발전을 쉼 없이 견인해 주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4차 산업혁명은 고도로 중앙집권적인 산업국가 체제에서 분권과 자치에 기초한 포용적 국가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중심 목표를 “생산성 향상을 통한 국부의 축적”에서 “삶의 질 향상”으로 전환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중앙에 집중된 사회·경제적 에너지를 하부 단위로 내려서 생활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것입니다. 

산업화시대의 정책시스템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정책시스템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교육제도와 정책의 정당성을 서구의 모델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과 국민의 집단지성에서 구하여 우리 스스로 길을 만들어 나가는 상향적이고 순환적인 새로운 교육정책시스템 구축이 필요합니다. 우리 대학이 변화하는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창조적 노력이 절실합니다. 교수신문이 지역·대학 생태계를 복원해 지역과 대학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공론의 장으로서 더욱 큰 역할을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교수신문이 독자들과 호흡하며 쌓아온 자산과 성취는 한국 지성사회의 귀한 유산입니다. 2022년 4월 15일, 교수신문은 새로운 30년의 출발점 앞에 다시 섰습니다. 지난 30년처럼 앞으로도 교수들의 현명한 눈과 귀, 입이 되어 한국 지성의 정론지로 발전을 거듭해 나가기를 기원합니다. 교수신문 창간 30돌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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